김진동 부장판사. 사진은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김정주 넥슨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진경준 전 검사장 재판에서 뇌물죄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돼 논란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김진동 부장판사는 어제(13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 1심 판결에서 뇌물죄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김정주 넥슨 대표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의로 재판을 받은 진경준 전 검사장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 한진그룹 계열사를 압박해 처남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김진동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진 전 검사장은 10여년 동안 김정주 대표에게 특정한 내용을 청탁하지 않았고 김 대표가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준 증거가 없다. 진 전 검사장이 이익을 받은 시기와 액수 등과 넥슨의 현안 발생 시기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뇌물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는 검사가 되거나 사업을 하기 전부터 친하게 지내왔고 이후에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직무와 관련된 유의미한 게 없고 그 발생이 확인되지 않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진 전 검사장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김 대표로부터 약 9억5000여만원의 주식과 차량, 여행경비 등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도 직무관련성을 근거로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뇌물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진 전 검사장은 이렇게 받은 공짜 주식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어 검찰이 추징금 130억원도 구형했지만, 뇌물죄 무죄로 이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 10여년 동안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나 넥슨 등과 관련된 수사를 담당했거나 다른 검사가 맡은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대가성을 인정한 김 대표의 진술도 추상적이고 막연해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검찰이 주장한 '포괄적 뇌물죄' 적용도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검사'라는 지위 자체가 일반적인 수사 권한이 있고 향후 관련 수사를 맡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대가성을 바란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같은 판결이 뇌물죄를 엄격하게 판단하되, 유죄일 경우 형을 강하게 내리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큰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가 검사에게 금품을 줬다면 뇌물을 의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항소심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