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사진제공=삼성엔지니어링
최근 악재성 공시로 주가가 급락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고민이 깊다. 최근 현금흐름이 악화된 삼성엔지니어링은 단기자금 운용에 대한 부담도 가중됐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금융권 차입금이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부담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발전 및 해수담수화 플랜트’(Yanbu Power & Desalination Plant Phase 3) 공사계약 해지를 지난 16일 공시했다. 계약 해지사유는 발주처인 사우디아라비아 해양담수청(SWCC)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계약조건 변경(공사비 증액 등)에 관해 협상하던 중 SWCC가 공사 타절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계약해지로 엎친 데 덮친 격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카자흐스탄 발하쉬 화력발전공사(약 1조300억원)에 대해 자체 사업성 검토 후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사우디 SWCC로부터 발주한 얀부 발전 및 해수담수 플랜트(약 1조6000억원) 계약 해지(Termination Notice)까지 더해져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 9조7000억원에서 약 8조7000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며 앞으로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얀부 프로젝트는 적자 현장으로 발주처와의 정산과정에서 일부 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한다”며 “수익성과 사업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수주가 공사계약 해지로 이어진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계약 해지로 수주잔고가 급감해 앞으로의 매출 감소는 물론이며 기존 해외 저가수주에 대한 추가손실도 1년 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악재성 공시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의 공매도 거래량이 증가한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공시를 올린 지난 16일 36만3001주가 공매도 물량으로 쏟아졌고 다음날인 지난 17일에도 30만9209주가 공매도 물량으로 나왔다. 다만 공매도 비중은 10% 미만으로 개인투자자가 공매도 세력에 집중 포화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불확실성과 리스크 제거 측면에선 긍정적
일각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계약 해지가 올해 손익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며 리스크 제거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윤호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얀부 프로젝트의 계약 해지로 인해 2017~2018년 예상 매출이 연간 4000억~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얀부 프로젝트 계약 취소로 매출액이 감소하겠지만 손익이 줄어드는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보고서상 준공 예정일은 오는 9월이지만 공사 증액과 관련된 협상이 장기화되고 공사 진척도가 느려진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까지 공사 준공일이 지연될 것으로 이미 예상했기 때문에 올해 손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얀부 발전은 마지막 부실 프로젝트”라며 “대표적인 적자 공사였던 샤이바는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변경지공승인(change order)을 받으며 종료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현안 프로젝트인 아랍에미리트(UAE) 카본블랙(CBDC)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진행률 90%를 넘어섰으며 충당금 잔액(640억원) 내에서 진행 중인데 예상보다 이익이 괜찮은 편”이라며 “마지막 레거시인 얀부 발전의 타절로 불확실성이 제거돼 수주잔고 감소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최근 UAE POC(2조원) 프로젝트의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파악됐을 뿐 아니라 관계사 수주 2조5000억원를 포함해 계약을 대기 중인 오만 살랄라 암모니아(4700억원), 베트남 롱손정유(5880억원)를 감안할 때 연간 6조원의 수주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상품 가격 상승 반전으로 다수의 오일가스 프로젝트가 경제성을 되찾는다면 완전한 부실정리와 함께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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