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차관 정유라 충격. 김종 전 차관이 23일 헌법재판소에 증언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김종 전 차관이 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라씨를 직접 언급한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오늘(23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증인으로 나와 “'정유라씨를 잘 키워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당부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종 전 차관은 이같은 발언을 2015년 1월9일 청와대 별관에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박 대통령 호출을 받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함께 박 대통령을 만났다.

김 전 차관은 "(박 대통령이) 정씨 같이 끼, 능력,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위해 영재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직접 말씀하셔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또 "박 대통령이 '이런 선수(정씨)를 기죽이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고 대답했다.


안 의원은 당시 최순실씨가 정씨의 승마대회에 나타나 편파판정을 유도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김 전 차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박 대통령과 정씨는 관계가 없으며 정씨는 독보적인 자질을 갖고 있다는 게 승마계의 평가'라고 해명까지 했다.

김 전 차관은 김 전 실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김 전 차관에 따르면 그는 차관 임명 전부터 김 전 비서실장한테서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고, 임명 후인 2013년 12월에는 체육계 현안을 직접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 전 차관은 또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의 소개로 최씨와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하 교수가 '정윤회씨의 부인이 체육계를 잘 아니 만나보라'며 최씨를 추천해줬다는 것이 김 전 차관 주장이다. 이후 김 전 차관은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4~5월까지 1달에 1~2번 정도 최씨를 만났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 대해 "2~3번 정도 만났던 자리에서 자기가 대통령을 좀 안다는 비슷한 투의 얘기를 했다. 저에 대해 그 분이 너무 잘 알아서 대통령하고 연결돼 있을 거라는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문체부 사업과 최씨 관련성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최씨가 가져온 사업 중 문체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채택된 게 있느냐"고 묻자 "저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했기 때문에 하나도 없다"고 답변했다.

또 영재센터가 최씨 소유라는 보도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대립하고 있어 제가 말하기 부적절하다"며 끝내 답하지 않았다. 장시호씨는 영재센터에 기금출연을 종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