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장 기능에 충실했던 종신보험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사망 외에도 질병과 사고까지 보장하는 종합보험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특히 종신보험은 저해지환급형과 결합하면서 혜택은 ‘헤비’해지고 보험료는 ‘라이트’해져 경기불황 속 금융소비자에게 매력적인 보험상품으로 부상했다. 

특히 중소형생명보험사의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 출시가 잇따랐다. 저성장·저금리시대에 직면한 생보업계는 새로운 수익원 마련에 목이 마른 상태. 2015년 7월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국내에 첫 출시한 ING생명을 필두로 중소형생보사들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대형생보사와의 전쟁에서 나름의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보험료 낮춘 저해지 종신보험, 시장서 돌풍 

국내에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처음 출시한 생보사는 ING생명이다. 출시한 달에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은 내용 자체가 ‘용감’했다. 해지환급금을 줄이는 만큼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을 택한 것. 

반응도 좋았다. 기존 종신보험에 비해 보험료를 최대 25% 낮춘 ‘용감한 오렌지종신보험’은 1월 말 기준, 가입 건수 7만7382건, 월 납입 초회보험료 146억4700만원을 돌파했다. 출시상품의 초회보험료가 50억원 정도면 선방했다고 보는 보험업계에서 대형사가 아닌 중소형사가 주도한 저해지환급형 상품의 선전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고 이후 신한·KB·동양·미래에셋생명 등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특히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은 보험업계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상품) 열풍을 일으키면서 합리적인 보험료 납부를 원하는 젊은층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최초 출시된 ING생명의 ‘용감한 오렌지종신보험’은 2030세대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의 70%에 달한다.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납입하는 기간 내에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이 종전보다 적다. 대신 매달 내는 보험료도 15~25% 저렴하다. 이를테면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받기 위해 종신보험 보험료로 매달 20만원을 냈다면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은 매달 15~17만원만 납입하면 된다. 물론 여기에 각종 특약이 더해지면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늘어난다. 보험료의 할인폭은 보험료를 납입하는 기간이 길수록 커져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오래 낼수록 유리해진다.


◆환급비율별 자신에게 맞는 상품 선택해야

국내에는 다양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이 출시된 상태다. 종신보험 가입을 고려 중인 금융소비자라면 해지환급금 지급비율을 꼼꼼히 살펴 자신에게 맞는 유형의 보험상품을 선택해 가입하면 된다.

ING생명의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은 기존 종신보험의 50%인 실속형과 70%인 스마트형, 기존 종신보험과 동일한 표준형 등 세 종류로 출시됐다. 기존 종신보험 대비 보험료가 최대 25% 저렴하고 보험료 납입완료 후 해지환급률은 평균 20%포인트 높다. 50%와 70% 수준의 저해지환급금이 적용되는 기간을 보험료 납입기간으로 최적화한 것도 특징이다. 

납입기간이 완료되면 해지환급금이 증가하는 특징을 활용해 은퇴자금 용도로도 제격이다. 매년 20회까지 연금형태로 생활자금 활용이 가능하다. 

KDB생명은 50% 환급형 상품 선택 시 기존 종신보험 대비 보험료가 15%가량 저렴한 ‘KDB오래오래 알뜰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보험기간 중 계약자가 건강설계보장특약을 중도 가입할 수 있어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 등도 보장받을 수 있다. 

KB생명은 ‘KB슬림업 연금플러스종신보험’을 내놨다. 50%형으로 가입 시 기존 종신보험 대비 보험료를 최대 15% 줄일 수 있다. 100% 표준형은 지정한 은퇴 나이로부터 매년 가입금액의 5%에 해당되는 금액을 10년간 지급하는 ‘2종 연금+종신형’을 선택할 수 있다. 

NH농협생명이 판매하는 ‘더알찬NH종신보험’은 기본형과 체감형으로 나뉜다. 기본형은 사망보험금이 일정하고 체감형은 전환나이 이후 사망보험금을 줄이는 대신 더 저렴한 보험료로 자녀양육비나 교육비 부담이 큰 경제활동기간을 집중 보장한다. 가입 후 50% 이상 장해 시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며 연금전환특약을 통해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질병에 더 특화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 상품도 등장했다. 신한생명은 저해지환급형의 장점과 함께 6대 질병 보장기능을 강화한 ‘신한THE착한6大건강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환급 50%형 선택 시 기존 종신보험 대비 보험료가 최대 25% 저렴하다. 특히 6대 질병으로 진단이 확정되면 가입금액의 100%를 건강진단보험금으로 선지급하며 이후 피보험자 사망 시 유족위로금으로 가입금액의 30%가 추가 지급된다.

CI(중대질병)와 함께 LTC(장기간병상태)를 함께 보장하는 동양생명의 ‘알뜰한통합CI보험’도 주목할 만하다. ‘알뜰형’은 기존 종신보험 대비 보험료가 최대 38% 저렴하며 납입기간 이후에는 표준형 대비 20%가량 더 높은 환급률이 보장된다.

무엇보다도 이 상품은 본인·배우자·자녀를 포함 최대 5명까지 상품 하나로 설계할 수 있어 가족 통합보장이 가능하다. CI나 LTC로 진단받거나 질병 및 재해로 50% 이상 장해를 입으면 주계약보험료 납입도 면제된다.

GI(일반적인 질병)보험상품인 미래에셋생명의 ‘건강종신보험 건강의 가치’는 기존 CI보험의 단점을 보완, 3대 질병 보장에서 ‘중대한’이라는 단서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을 포함한 16대 질병 진단 및 수술 시 최대 1억원을 선지급 진단금 형태로 지급하며 중증갑상선암(소액암)과 남성유방암(특정암)도 일반암으로 재분류해 지급보장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환급형 50%형 선택 시 보험료를 최대 15%까지 낮출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 속 금융소비자들이 고액을 납부하는 종신보험 가입을 망설이면서 보험료가 저렴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에 메리트를 느끼고 있다”며 “시장이 핫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중소형생보사가 관련 상품 출시에 나서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