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 재심 영화. 지난해 10월28일 오전 전주지방법원에서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재심 재판이 열렸다. 무죄를 선고받은 재심청구인들과 박준영 변호사(맨 오른쪽)가 손을 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영 변호사가 오늘(2일) 아침 TV에 출연했다. 영화 재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KBS2TV 아침마당에 출연해 자신의 삶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고졸 출신 변호사로, 약촌 오거리 사건의 재심을 담당해 결국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며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약촌 오거리 사건은 지난 2000년 전북 익산 영등동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으로, 박 변호사는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 최모씨의 재심 청구건을 맡아 지난해 11월 16년만에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박 변호사는 이밖에도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재심도 맡아 지난해 10월 17년만에 임씨 등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3명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들 역시 각각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친 뒤 재심을 청구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서 학창시절서부터 재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기까지 자신의 삶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공개했다. 박 변호사는 100일 가까이 결석하며 방황했던 고교시절, 졸업 후 공장 생활을 하며 노숙하던 기억,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정 등 자신의 인생역정을 전했다.

박 변호사는 대기업이나 로펌에 가는 것도 실패해 개인사무실을 개업하고, 고졸이라는 이유로 사건 수임을 제대로 맡지 못했던 기억도 떠올렸다. 이 때의 실패로 박 변호사는 국선변호를 많이 맡게 되고, 이후 재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다.


박 변호사는 말미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억울함을 풀었다는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며 사법부 오판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내가 재심 전문 변호사라고 알려져 있는데, 많은 사건을 해결한 게 아니다. 4건밖에 해결 못했는데도 재심 전문 변호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 4건을 해결하는 데 7년이 걸렸다"며 재심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중순 개봉한 영화 '재심'은 3월2일 현재 관객수 21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영화 시장 특성상 법정 드라마의 인기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