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20원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원화 강세가 두드러진다. 달러화를 ‘쌀 때 사자’는 투자심리가 나타나면서 환테크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외화예금뿐만 아니라 간편한 모바일 환전과 다양한 달러상품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원/달러, 올 들어 최저… 4월까지 원화 강세 전망
최근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3월20일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0.8원 떨어진 1120.1원에 장을 마감하는 등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올 초만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이 올해 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지난 3월 중순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3차례 인상을 예고했다. 이로 인해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치 감소와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졌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했음에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기대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메시지에 실망감이 더해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테크 투자적기… 외화예금·RP·ETF 등 상품 다양

전문가들은 4월까지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지금이 환테크 적기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 초 1200원선을 넘으며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원/달러 환율이 1120원선에서 움직이자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원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바닥이라고 판단한 개인투자자가 달러화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양새다.


환테크 중 기본은 은행이 판매하는 외화예금상품이다. 중장기적 환율 전망을 파악했다면 이자와 함께 환차익을 챙기기 유리한 투자상품이다. 원금 5000만원까지 보장되고 환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은 투자 기간이 짧은 달러화 표시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채권)을 선호한다. ETF와 ETN은 진입장벽이 낮은 상품이며 증권사 계좌만 있으면 주식을 사고팔듯이 손쉽게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달러화에 투자할 수 있는 주요 상품은 강달러에 베팅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폭의 두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와 약달러를 노리는 인버스상품 등이 있다. 이 상품들은 보통 중위험·중수익상품으로 분류된다.

달러화 금융상품 중 비교적 안전한 상품으로 분류되는 RP(환매조건부채권)도 재테크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 각광받는 상품이다. 증권사가 보유한 달러화 표시 유가증권(채권)을 유동화한 상품인 달러 RP는 증권사가 달러화 채권을 투자자에게 나눠 팔고 일정기간 후 다시 매입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 달러 RP는 채권 발행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권사가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을 다시 사들이기 때문에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한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달러RP의 이자가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외화예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 RP는 증권사가 판매하는 달러화 상품 중 가장 안정적이며 외화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아 환율이 떨어졌을 때 매입하기에 좋은 환테크상품이다.



◆달러상품, 자주 사고팔기보다 ‘분할매수’ 추천
전문가들은 차익을 남기기 위해 달러상품을 쉽게 해지하면 안된다고 조언한다. 지금처럼 환율이 떨어졌을 때 저가에 매수를 계속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환율이 조금 올랐다고 상품을 해지해서 단기간에 이익을 남기기보단 투자 적기로 생각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상품을 매입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기존에 외화예금을 갖고 있었다면 외화예금을 더 늘리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미국이 앞서 예고했듯 올해 두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기존에 외화예금을 가진 경우 외화예금을 유지하면서 잔액을 늘려나가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화예금잔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매 시점마다 조금씩 달러화를 나눠 사는 분할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변동성이 큰 만큼 분할매수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휴 하나은행 PB팀장은 “지속적인 달러화 약세 기조에 최근 은행들이 손쉬운 모바일 환전상품을 개발하고 여기에 우대수수료까지 제공하면서 재테크성 달러화 매수를 하는 투자자들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정돼 달러화 반등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달러화가 약세인 지금이 외화예금을 늘리기에 적기”라며 “분산투자 차원에서 외화예금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팀장은 “환율 차익에서 더 나아가 플러스 수익을 내고 싶다면 달러RP와 달러ETF, 달러ELS, 달러ETN 등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달러화는 ‘안전자산’이라는 메리트도 있기 때문에 지난해 원/달러 환율 평균치보다 내려간 현 시점이 환테크를 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