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를 만드는 게 그의 일이다. 단순히 입시에 치중한 연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기본으로 한 전문적인 체험까지 담아냈달까. TH액팅아카데미를 이끄는 이근표 대표의 얘기다.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연예과 전임교사였던 그는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5년 전, TH액팅아카데미를 차리고 배우를 꿈꾸는 청소년과의 접점을 넓혔다.
그의 손이 닿자 TH액팅아카데미만의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이 탄생했다. 연극영화과 입시가 최종 목적이던 기존 연기학원이 아닌 ▲영재발굴팀 ▲청소년꿈 지원팀 ▲입시진학팀 ▲배우트레이닝팀으로 이뤄진 이른바 ‘팜 시스템’(Farm System)을 구축한 것. 이후 TH액팅아카데미는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서 높은 입시 합격률과 수강생들의 만족도 등으로 입소문을 타며 단숨에 업계 대세로 떠올랐다.
청소년 공연예술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그를 지난 4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TH액팅아카데미 본사에서 만났다. 직책은 대표지만 그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연기지도에서부터 교육프로그램 기획, 무대연출까지 총괄하며 진정한 배우 만들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재능, 시스템, 그리고 꿈. 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렇게 정리된다.
이근표 TH액팅아카데미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 재능 – 무대에서 꽃피다
“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그중에는 TV화면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만 보고 배우를 꿈꾸거나 재능이 부족한 데도 허황된 꿈만 꾸는 아이들이 더러 있죠. 그런 배우 지망생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더라고요. 학원형 기획사 등에 속아 돈을 뜯기기도 하구요.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서 연기교육 자체에 불신을 가진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이들에게 결코 그런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정직한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의 꿈을 키워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문화예술교육기관인 TH액팅아카데미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이 대표는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 교육봉사단체 (사)한국적성찾기국민실천본부와 손잡고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의 협조를 얻어 ‘배우의 꿈 프로젝트’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을 탐구할 수 있는 전문 예술교육프로그램이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재능 있는 아이들을 선발해 실제 전문 공연장에 서보게 하는 프로젝트예요. 최종 합격된 30여명은 약 4개월 동안 재능기부에 참여한 전문배우들에게 연기, 안무, 보컬 등 전문수업을 무상으로 받게 되죠. 이런 과정을 거쳐 직접 무대에 서는 경험을 갖고 배우로서의 적성과 꿈을 발견하자는 취지예요.”
2014년 1기를 선발한 ‘배우의 꿈 프로젝트’는 어느덧 5기 선발을 앞두고 있다. 1기 작품 <한여름밤의 꿈>을 시작으로 2기 <헬로 돌리>, 3기 <페임>, 4기 <헤어스프레이>를 무대에 올렸고 청소년들이 꾸민 뮤지컬은 남다른 감동과 함께 해마다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 교육적 성과까지 인정받아 회를 거듭할수록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4기 모집에서는 3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번 5기는 35대1 이상의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한다. 청소년들 사이에선 믿고 지원하는 프로젝트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사진제공=TH액팅아카데미
◆ 시스템 – 배우를 배우다
이 대표가 말하는 TH액팅아카데미의 강점은 독보적인 교육시스템이다. 아카데미 설립부터 그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고 타 연기학원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TH액팅아카데미는 배우의 꿈 팜 시스템에 총 4단계(영재발굴팀-청소년꿈지원팀-입시진학팀-배우트레이닝팀)의 과정을 담았다. 이는 단순한 공연제작과정이 아닌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TH액팅아카데미가 가진 주요 경쟁력 중 하나다.
같은 맥락에서 이 대표는 1회성으로 끝나는 단기공연이 목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성을 찾고 대중에게 알려질 수 있는 무대를 기획하는 등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이 무명생활을 20년 이상 거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한번의 발탁으로 스타덤에 오르기도 하죠. 5년 동안 아카데미를 운영해보니 한계에 부딪히더라구요. 배우의 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에게 분명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아쉬웠죠. 단순히 전문공연을 올리는 것에 방점을 두는 게 아니라 영재발굴부터 입시를 거쳐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단계별 교육을 만들고 싶었어요. 누구든지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준비했죠.”
세심한 관찰력은 특별함을 만들어냈다. 현재 TH액팅아카데미의 개설클래스는 5가지. ▲입시반(주말입시반) ▲예비입시반 ▲트레이닝반 ▲스토리텔링반 ▲예비연출반 등이다. 대부분 과정이 5~6명의 소수정예로 이뤄져 수강생들의 자발성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학습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낸다.
◆ 꿈 – 기회를 만들다
이 대표의 중장기적인 비전은 믿을 수 있는 배우, 공연하고 싶은 무대가 많아지는 것이다. 당장은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잠재력이 큰 배우를 발굴하는 한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 무대를 만들 계획이다.
“아이들의 꿈을 재단하지 말고 기회를 만들어주자고 늘 되뇌고 있어요. 그 기회 속에서 배우로 성장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죠.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과 좋은 무대를 만드는 것은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아이들의 꿈인 동시에 제 꿈이기도 합니다.”
꿈을 찾는 청소년들과의 소통, 편견을 뛰어넘는 시각, 무대의 대중화. 그의 최종 목표는 장수하는 진짜 배우를 많이 만드는 일이다.
이근표 대표는?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졸업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연극전공 석사수료 ☞前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연예과 전임교사 ☞現 배우의 꿈 프로젝트 상임연출 ☞ 現 TH액팅아카데미 대표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