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6년에 걸친 1800~2200 박스권을 뚫었다. 코스피는 지난달 26일 전 거래일보다 10.99포인트(0.50%) 오른 2207.84로 장을 마치며 2200선을 돌파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2209.46으로 1.62포인트(0.07%) 상승 마감하면서 2011년 5월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228.96)를 향해 한발짝 더 나아갔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가 6년 만에 2200선을 넘어서자 역대 최고치 돌파가 임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가 언제 고점에 다다를 것인지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제 코스피의 강세장이 얼마나 계속될지가 관건이다.


◆코스피 강세장… “2350까지 간다”

지난달 27일 코스피는 미국증시 하락 영향과 차익실현 매물 부담으로 전 거래일 대비 6.12포인트(0.28%) 하락한 상태로 출발했다. 장중에는 2199.76까지 밀리면서 22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이날 오후 들어 외국인투자자가 매수에 가세하면서 2207.84로 마감했다. 역대 최고치인 2228.96까지 불과 19.5포인트를 남겨둔 상황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역대 최고치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기업들의 영업이익이 6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국 나스닥지수가 세제개편안 발표와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사상 최초로 6000선을 돌파하면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살아나고 있어서다.


/사진=뉴스1 황기선 기자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상황으로 발목 잡혔던 코스피가 이제야 원래 가려던 길을 가고 있다”며 “그동안 뚫리지 않았던 박스권 상단이 국내투자자에게 부담이었지만 이제는 의미가 없다. 코스피가 2350까지 가는 데 걸림돌이 없다”고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예상보다 지수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고 국내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올해 코스피가 235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힘 실린 하반기 강세론… “악재 다 나왔다”

이제 코스피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대형주가 여전히 많고 국내외 리스크 요인이 대부분 해소되는 등 상황이 좋아지면서 연중 고점이 하반기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무엇보다 하반기까지 강세장이 이어지면 한번도 가지 않은 땅을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앞서는 분위기다.

일단은 주요 대형주의 실적증가에 비해 주가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 점이 코스피 하반기 강세론에 힘을 싣는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이 대체로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최근 1년간 목표가 컨센서스 대비 주가비율 분포를 보면 신한지주, KB금융, 한국전력을 제외하고 모두 50%를 하회한다.

목표가 컨센서스 대비 주가비율은 0과 100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100이면 현재 수준이 최고치이고 0이면 최저치라는 의미다. 따라서 50%를 하회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주요 대형주들의 추가상승 여력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나올 만한 악재는 다 나온 만큼 앞으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거론된 유로존 붕괴 시나리오는 현실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는 제한적이고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가라앉으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높인 것도 대외수요에 민감한 한국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진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외국인투자자 사이에서 지금 상황이 최악이니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지 않았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하반기에도 나쁠 이유가 없다”며 “2015년까지는 미국만 좋았지만 지난해부터는 글로벌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전망했다.

◆변동성 존재… “올 상반기 고점 찍을 수도”

국내외 리스크 요인이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강세장 전망이 부각되는 반면 5~6월 중 고점을 찍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국내 수출지표 개선의 실질적인 내용 검증작업이 필요하고 다음달 중국증시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지수 편입이슈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이 늘었지만 지난 3월과 4월 증가세는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강세장의 고비가 다가오고 있다”며 “수출이 왜 잘 되는지 꼼꼼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주택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경기민감업종의 부진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민감업종인 자동차·화학·건설 등은 외국인 차익 실현 매물압력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 하락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경기민감업종이 그 중심에 자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강세장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특정업종에 국한된 기업이익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