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설립된지 12년째. 새로운 항공수요를 발굴하며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한 LCC산업이 전환기를 맞았다. 사업성이 입증되자 수많은 신생업체가 도전장을 던진 것. 경쟁과잉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이런 가운데 먼저 시장에 뛰어들어 안정궤도에 오른 업체들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등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분주하다.
/사진제공=제주항공
◆ 신규 LCC 진입, 경쟁 심화된다
지난해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을 포함해 국내에서는 6개 LCC가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여기에 지방공항 활성화 명분을 내걸고 신규사업자들이 잇따라 참전을 선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우선 경북 포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포항이 최근 소형항공운송사업등록을 마쳤다. 프라임항공(옛 유스카이항공) 역시 소형항공운송사업등록을 신청한 상태다.
기존 LCC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50인승 이하의 소형항공기를 운항하는 두 항공사는 사실 국내 6개의 LCC와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를 계기로 규모를 갖추고 항공운송업에 도전하는 사업자들의 면허 취득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운송사업자가 늘어나는 건 기존 업계 입장에서는 당연히 악재다. 최근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신규 LCC들의 시장 진입과 관련해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면도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신규 운송사업자가 늘어나는 건 기존 업계 입장에서는 당연히 악재다. 최근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신규 LCC들의 시장 진입과 관련해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면도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 사옥 외관. /사진제공=에어부산
하지만 신생업체의 시장진입을 막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월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 플라이양양의 면허 신청이 ‘초기 재무적 위험 발생 가능성’ 때문에 반려되면서 항공사업자 면허 취득을 위한 자본금(현행 150억원) 규모를 상향해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도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인 법인이 현재 4곳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이들은 지자체 지원과 대규모 투자 등 충분한 자본금을 확보해 사업에 뛰어들 태세여서 면허 취득자격 상향이 이뤄진다 해도 진입을 막기가 어렵다.
실제로 최근 청주를 거점으로 한 K에어는 대기업인 한화그룹의 투자 등으로 현행 기준의 3배인 450억원의 자본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했다가 한차례 반려된 플라이양양도 재도전을 위해 자본금 등을 확충 중이고 경상남도가 추진하는 ‘남부에어’도 초기 자본금 출자액을 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기존 업계의 반발과는 달리 업계 전문가들은 신규 업체들의 시장진입을 막아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과도한 규제를 하는 건 장기적으로 국적LCC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처사라고 지적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시장에서 항공사들의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신규 LCC의 진입은 관광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 등 순기능이 많다”며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안전관리 강화일 뿐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업계의 반발과는 달리 업계 전문가들은 신규 업체들의 시장진입을 막아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과도한 규제를 하는 건 장기적으로 국적LCC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처사라고 지적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시장에서 항공사들의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신규 LCC의 진입은 관광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 등 순기능이 많다”며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안전관리 강화일 뿐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플라이양양의 경우 투자자들이 ‘항공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항공사 설립을 전제로 배후관광산업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예상 투자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진에어
◆ 기존 LCC는 외연확장… 빅3 굳힐까
안정권에 접어든 기존 LCC업체들은 외연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이뤄 상위권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다지는 대표적인 수단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이다. 박리다매 형태의 수익구조를 가진 LCC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공급을 확대하고 탄력적인 노선운영 인프라와 가격경쟁력 등을 갖춰야만 수익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으므로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필수적이다.
LCC의 상장효과는 앞서 제주항공이 증명한 바 있다. 2015년 11월 상장한 제주항공은 지난해 전년보다 1400억원 가량 많은 747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항공기 보유대수를 32대, 노선을 50개까지 늘려 국적 LCC 가운데 최초로 여객 1000만명 수송시대를 열 기세다. 진에어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진에어는 최근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LCC의 상장이 쉽지만은 않다. 당장 시장에서는 진에어의 이번 상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진해운 사태와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최근 모회사인 한진칼의 자금여력이 여의치 않은 것을 개선하기 위한 졸속상장이라는 시각이다. 진에어가 상장하면 구주매출을 통해 한진칼의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상장은 회사의 사업확장을 용이하게 하는 재원마련 차원으로 창립 10주년을 모멘텀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등 에어부산 주주들이 상장을 반대하는 건 지분율이 희석돼 토착기업으로서 정체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서다. 이는 앞서 제주항공 상장 당시에도 불거졌던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애경그룹보다 지분율이 낮아 주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LCC의 상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허 교수는 “LCC들이 상장을 통해 자본조달이 용이해지면 투자여력이 생기는 것이고 이는 항공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익성만을 염두에 둔 무차별적인 확장보다는 안전에 투자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란 생각을 기업과 주주가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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