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윤이상. 김정숙 베를린 윤이상.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 내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찾아 묘비를 만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독일 방문 첫 개별 일정으로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 내 윤이상 선생 묘소를 찾아 선생의 넋을 기렸다.
윤이상 선생은 세계적 작곡가이자 조국독립 및 민주화운동에 발벗고 나섰던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고향인 통영 및 부산에서 음악 교사를 하다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동백림 간첩단 조작사건'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 석방돼 독일로 돌아가 베를린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 '통영 동백나무'를 가져왔다.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 통영인 만큼 그에 걸맞은 선물을 챙겨온 셈이다. 그는 경희대 성악과 출신으로, 학창 시절 음악 공부를 할 때 윤이상 선생 작품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한다.
김 여사는 묘소에 함께 자리한 참석자들에게 "원래 식물 통관은 병충해가 같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며 "그런데 그 까다로운 통관을 모두 잘 마치고 윤이상 선생의 묘소에 (통영 동백나무가) 잘 심어졌다. 아마도 저와 윤이상 선생이 뭔가 잘 통했나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도 음악을 전공해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 음 파괴가 낯설기는 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관심이 많았다"며 "윤이상 선생이 살아 생전 일본에서 탄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보고 정작 고향 땅을 못 밟으셨다는 얘길 듣고 많이 울었다. 그래서 고향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으니, 윤이상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이후 윤이상 선생에 대한 추념식을 가졌다. 그는 묵념이 끝났음을 알리는 '바로' 소리가 나고 나서도 20여초간 더 묵념을 한 뒤 성호를 그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힌 하얀색 원형 꽃다발도 헌화했다.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로부터 독일에 윤이상 기념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받았다.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는 김 여사에게 독일에 있는 윤이상 선생 생가를 윤이상 재단에서 2008년 매입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기념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여사는 이에 "노력해보겠다"고 언급했다.
박 전 교수 외에도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 피아노 연주자 홀가 그로숍 등 또 다른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슈파러 회장은 김 여사에게 "통영에 있는 윤이상 기념관을 찾아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 김 사는 이에 "시간이 되면 꼭 기억하고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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