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걱정돼서. 사진은 질병관리본부. /사진=뉴시스

국가 5대 암에 속하는 자궁경부암으로 해마다 9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있지만 그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16일 지난해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국가예방접종사업 미접종 가정의 보호자 1000명을 상대로 미실시 사유를 전화 설문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병이다'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보호자는 60.5%에 불과했다. 이어 '보통'은 23.0%, '비동의'는 12.3%, '모름·무응답' 4.2% 순이었다. '미접종 시 자녀가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보호자도 38.1%에 불과했다.


질본은 "예방접종 대상자인 만 12세인 자녀의 암 발생 위험과 백신의 유용성을 즉시 체감하지 못하는 보호자가 많아 관련 인식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수적인 성문화로 인해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HPV에 대한 백신 필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된다. HP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기 2회 접종만으로 HPV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예방접종 외에 여성 청소년 사춘기 성장 발달과 초경 관련 의료인 1대1 표준 건강 상담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예방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 질본의 설명이다.


반면 불신의 골도 깊었다. 이번 설문에서 보호자의 45.7%는 '백신이 유용하다'고 응답한 반면 61.5%는 '백신이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질본에 따르면 HPV 국가예방접종사업이 도입된 이후 지난해와 올해 백신 접종 건은 약 50만건에 달하지만 사망이나 장애를 초래하는 중증 이상 반응은 전무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HPV 백신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내용의 부정적 또는 잘못된 정보에 많이 노출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보호자의 83.7%는 정부에서 백신과 접종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부작용 우려' 73.5%, '의료기관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 17.8%, '성인이 되면 맞추려고' 11.3% 순으로 집계됐다.

질본은 접종 대상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신뢰성 있는 데이터 제공을 위해 현재까지의 이상 반응 의심 신고 현황과 이에 대한 전문가의 검토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또한 교육 당국의 협조를 받아 보호자들이 궁금해하는 백신의 효과성 및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 학부모들의 불신을 해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