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V40 CC의 측면충돌방지기술. /사진=볼보자동차 제공
자동차사고는 예기치 않게 일어난다. 아무리 운전을 잘한다 해도 상대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경우는 달리 손 쓸 재간이 없다. 방어운전이 중요한 이유이며 자동차에 각종 안전장비와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이유다.
도로 위를 굴러다니는 2톤에 가까운 쇳덩이, 그 안에 사람이 탄다고 상상해보자. 탑승자의 생명을 지키려면 충돌 시 특정 부분에 쏠리는 힘을 분산시키면서도 탑승공간의 형태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업체들이 사고를 대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전면충돌이다. 자동차는 앞으로 달리는 물체여서 전면충돌 대비책은 오랜 노하우가 쌓였다. 엔진룸에는 충돌이 일어날 때 충격을 흡수하는 영역을 설정해둔다. 저속에서 탑승객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며 엔진과 변속기 등 주요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르노 시닉의 사이드 임팩트 바. /사진=박찬규 기자
고속에서 정면충돌을 견디려면 강한 차체가 필수다. 특히 A필러(앞유리 양쪽의 기둥)의 강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곳이 부러지거나 휘면 사고의 여파가 실내로 밀려들어온다. 따라서 A필러 부근의 소재와 충돌방지설계는 기술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에어백은 그 다음이다. 강한 차체가 충격을 견디는 사이 안전벨트가 몸을 단단히 동여매고 에어백이 터지면서 추가 상해를 막는다. 과신은 금물. 에어백은 푹신한 쿠션이 아니다. 전면 에어백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하나씩 있고 차종에 따라 무릎에어백이 장착된 경우도 있다.
제네시스 EQ900 의 사이드 임팩트 바. /사진=박찬규 기자
◆측면충돌이 더 위험
자동차의 전면과 후면은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할 공간에 여유가 있다. 하지만 공간에 여유가 부족한 측면은 차체강성으로 버텨야 한다. 안전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얘기다.
측면충돌에 대비한 대표적인 기술은 도어 프레임 안에 숨어있는 ‘사이드임팩트바’ 다. 초고강성의 A필러와 B필러(앞뒤 문 사이의 기둥), C필러(뒷유리 양쪽 기둥)를 연결해 충격을 견디는 장치다. 차종과 지역에 따라 1개 이상의 구조물을 설치하는데 형태는 봉형과 C형, W형, V형으로 다양해 단독으로 쓰거나 여러 종류를 조합하기도 한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측면충돌사고 장면. B필러가 무너지지 않았다. /사진=박찬규 기자
따라서 각 기둥의 강성이 낮으면 충돌에너지를 분산하거나 견디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회사들이 초고장력강을 각 필러에 적용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는 이유다. 사고사진을 보면 차 주요부위의 강성을 일정부분 참고할 수 있다.
큰 차가 많은 미국에서는 안전규정을 충족하려면 임팩트바를 2개 이상 설치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개만 설치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도 내수와 수출형의 안전도 차이 논란을 겪은 적이 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사이드에어백. 큰 사고임에도 실내공간이 멀쩡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측면에어백은 크게 두 가지다. 커튼에어백은 창문 위쪽 지붕에서 내려온다. 측면충돌 시 탑승자의 머리가 다치는 것을 막으면서 깨진 유리조각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이다. 사이드에어백은 시트 등받이 옆부분에 설치되는데 옆구리 부근의 충격을 막아준다. 사고 상황이나 시트 형상에 따라 사이드에어백이 갈비뼈를 다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에어백이 터지면 화약냄새를 배출하기 위해 창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이와 함께 차선변경 시 사각지대에 차가 있는지 안내해주는 사각지대경보시스템과 차로이탈을 바로잡아주는 기능도 측면사고를 줄이는 기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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