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록. /사진=임한별 기자

강남, 그중에서도 청담동은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나 고급 뷰티살롱이 몰려 있어 국내 고급문화를 선도하는 곳이다. 대한민국의 트렌드 1번지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행에 가장 민감한 곳이기도 하다. 최근 각광받는 외식분야도 마찬가지다.
수년 전만 해도 고급 식문화로 여겨졌던 이탤리언·프렌치 레스토랑의 역사는 청담동에서 시작해 대중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청담사거리를 기점으로 동서남북으로 나뉜 구역의 레스토랑 분위기가 약간씩 다르다는 것.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과 함께 트렌드세터가 주목하는 청담사거리 골목 맛집을 찾아가보자.


가디록. /사진=임한별 기자

◆가디록

와인을 좋아하는 와인파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청담동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도 좋을 만한 레스토랑 ‘가디록’이 들어선 것. 최근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이곳은 순우리말로 ‘갈수록’이라는 뜻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 있는 공간, 좋은 요리를 선보이겠다는 대표의 마음가짐이 담겼다.
권기석·이재민 두 셰프가 의기투합해 연 가디록은 젊은 에너지가 넘친다. 각각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요리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유수의 레스토랑에서 수셰프로서 경력을 쌓은 두 대표는 청담동에 순우리말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디록은 두 셰프가 다양한 나라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탤리언·아메리칸·프렌치를 두루 아우르는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점심·저녁 모두 코스와 단품메뉴를 선보이는데 그중 제철 샐러드,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와 디저트, 차 혹은 커피가 나오는 런치코스는 가격대비 탄탄한 구성으로 호평을 받는다.


대중적으로 반응이 좋은 메뉴는 비스큐 크림 딸리아뗄레다. 으깬 새우머리와 껍질, 새우 내장을 야채와 크림소스에 버무려 비스큐소스를 만든다. 크림소스는 원래 들어가지 않는데 내장 특유의 향이 진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려 그 맛을 중화시켜 줄 무엇인가를 찾다가 크림소스를 선택했다고 한다.

조금 색다른 메뉴를 원한다면 젓갈 스파게티를 추천한다. 이탤리언 요리에 웬 젓갈이냐고 하겠지만 먹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갈치속젓과 청어알젓을 적당 비율로 블렌딩하고 마늘 오일과 함께 볶은 뒤 삶은 면을 섞는다. 한식과 양식에 국한되지 않은 가디록의 색을 잘 보여주는 메뉴 중 하나로 꼽히며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와인을 즐기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인 돼지 등갈비 튀김은 맥주 안주로도 안성맞춤이다. 향신료를 배합해 섞은 가루인 럽을 저온조리한 뒤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묻혀 튀기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와인과 어울리는 가을메뉴들을 고안 중이라고 하니 한층 깊어진 가을에 방문해도 좋겠다.

위치 청담사거리 SSG푸드마켓 뒤 청담순대국 골목
메뉴 돼지 등갈비 튀김 2만1000원, 비스큐 크림 딸리아뗄레 2만3000원
영업시간 (점심)12:00~15:00(L.O 14:00) (저녁)18:00~23:00(L.O 21:30)
전화 02-6404-6815


더라운드. /사진제공=다이어리알

◆더라운드
중식당이지만 외관은 갤러리 혹은 카페 같은 곳이다. 중식이라고 해서 무겁고 기름기 많은 요리만 생각한다면 오산. 자극적인 맛보다는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간단하고 빠른 조리법을 사용한다. 겨울에는 방풍, 여름에는 공심채 등 중식당에서 흔히 사용하지 않는 작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흥미롭다. 코스 구성이 탄탄하며 점심코스는 8년 동안 같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3-16 / 런치코스 2만9000원, 패주채두부스프 1만6000원 / (점심)11:30~15:00 (저녁)17:30~22:00 / 02-545-4448


주옥.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주옥
’노부 마이애미‘ 출신의 신창호 셰프와 펍레스토랑 ‘치맥’의 박세민 셰프가 의기투합해 문을 연 한식 비스트로다. 입구 장식장에 빼곡히 자리 잡은 식초들이 눈에 띈다. 코스가 시작되기 전에 직접 만든 천연 발효 식초 테이스팅을 하는 데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내는 음식 하나하나 눈으로 먼저 즐기고 맛으로 감탄하게 된다. 작은 요리에 셰프의 섬세함을 담아내는 주옥같은 곳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18-3 / 런치코스 3만8000원 / (점심)12:00~15:00 (저녁)18:00~23:00 / 02-518-9393

◆호무랑

조선호텔 ‘스시조’의 세컨드 레스토랑 격으로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일식 요리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인기메뉴인 소바는 일본 소바 명가인 ‘사라시나호리이’의 220년 전통 수타소바와 제휴해 재현했다. 호무랑롤, 돈가스, 햄버그스테이크, 우동 등 모든 메뉴가 두루 인기가 좋다. 저녁에는 그릴 바에서 로바다야키(즉석으로 불에 구워 제공하는 요리)를 선보인다. 퇴근길 롤초밥 등을 포장하러 오는 손님도 종종 보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4-1 / 청어 소바 2만7000원, 연어 아보카도롤 1만8000원 / (점심)11:30~15:00 (저녁)17:30~22:00 / 02-6947-1279

☞ 본 기사는 <머니S> 제504호(2017년 9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