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년 유예하기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 1년 유예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1년 유예하기로 하자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는 현재 중학교 2·3학년 학부모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부가 지난 31일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새로운 수능 개편 적용 대상이 된 중2는 수능을 포함한 대대적 입시 개편 예고에 따른 불안감에 휩싸였고, 기존의 수능 개편 적용 대상이던 중3은 교육과정과 수능 체제의 불일치에 따른 학습 혼란 등을 우려했다.

중2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이번 수능 개편 유예 결정에 막막함을 토로했다.

현재 고1, 중2 자녀를 둔 A씨(45)는 "고1 엄마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렸는데 중2 엄마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온다"며 "기존 계획대로라면 중3이 첫 개편 대상이라 사실 강 건너 불구경인 줄 알고 넋 놓고 있었는데 (이번 발표로) 뒤통수를 아주 세게 맞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교육부가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추상적인 입장만 전했는데 앞으로 1년 동안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가이드라인이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고 걱정했다.


현재 중3, 중2 자녀를 둔 B씨(46)는 "예고도 시안에도 없던 수능 1년 유예에 할말을 잃었다. 첫째, 둘째 모두 교육부의 실험 대상만 됐다"며 "첫째랑 둘째가 한살 차인데 수능이나 대입 제도는 극과 극이 될 판이다. 앞으로 동시에 입시 준비를 해야 할 텐데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부담감을 호소했다.

현재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C씨(45)는 "수능 개편시안 발표 때에는 1, 2안 중 하나만 결정한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이를 뒤집었다"며 "그럴거면 개편안은 왜 발표해서 현장만 혼란스럽게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C씨는 "학교 수업은 새 교육과정으로, 수능은 옛 교육과정 체제인데 지금 고1이나 중2보다 내신·수능 대비 부담이 커질 것 같아 큰 걱정이다"라고 전망햇다.

현재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D씨(45)는 "'교육과정 따로 수능 따로'라면 결국 수능 대비는 학원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