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일차, 10개월, 10년…. 세월은 빨리 지나간다.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준비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2세가 태어나고…. 살다보니 어느새 내 이름은 지워지고 OO의 배우자, OO의 엄마 혹은 아빠로 살고 있다. 어디 변한 것이 이뿐이랴. 내집 마련을 위해 2~3번 이사를 하고 덩달아 대출 빚도 늘었다. 창간 10주년을 맞은 <머니S>가 ‘3050’ 대한민국 부부들의 일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200명의 부부가 말하는 일, 가정, 그리고 돈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들어봤다.<편집자주>
결혼은 현실이다. 사랑하는 배우자와 평생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지만 기대만큼 화려하진 않다. <머니S>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30~50대 기혼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비용과 주택마련, 출산·육아부담이 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풍족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여기에 해당하는 부부가 몇이나 될까. 이에 <머니S>는 설문참여자 500명 가운데 50대를 제외한 30~40대 장년 기혼자 134명(남녀 각각 67명)이 겪는 현실과 여기서 나온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결혼비용: 과도한 혼수·예물·예단 줄여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0~40대 기혼자들은 결혼이 부담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결혼비용과 주택마련을 지목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편 40명(59.7%·중복응답), 아내 27명(40.3%·중복응답)이 이 같은 부담을 고민거리로 꼽았다.
이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시작된다. 혼수, 예물, 예단부터 예식장,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까지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예비부부의 결혼비용은 집값을 제외하더라도 1인당 평균 4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부부가 빚을 안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주된 이유다.
화려한 결혼을 꿈꾸지만 마음은 무겁다. 어디에서 비용을 줄일지 고민하지만 쉽지 않다. 이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혼수와 예물, 예단 등에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보자.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결혼문화에서 드러나는 주된 문제점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과다한 혼수·예물·예단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만 간소화해도 결혼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식장과 스드메는 최대한 발품을 팔아 정보를 얻는 쪽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무료 예식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만 스드메 가격은 천차만별이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이때 웨딩박람회를 찾아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즘에는 불필요한 형식을 생략한 ‘스몰웨딩’으로 소박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도 많다.
◆주택마련: 어렵다면 공공임대아파트 신청
장년부부가 마주하는 또 하나의 현실은 주택마련이다. 이 문제는 현재 가구의 최대 고민거리에 대한 설문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남편 32명(47.8%)과 아내 21명(31.3%)이 주택마련과 전·월세보증금마련을 고민거리로 꼽았다. 앞서 결혼에 대한 부담을 안겨준 직접적인 원인으로도 지목된 만큼 장년부부에게는 결혼 전뿐만 아니라 후에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과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구입비는 평균 1억5645만원, 전세보증금은 평균 9950만원, 월세보증금은 1969만원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부부들은 주택마련을 위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한 금융자산과 대출을 함께 써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8·2 부동산대책’의 역풍은 이조차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서울 전역에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대출요건을 각각 40%로 강화해 내집 마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많은 부부가 시중 전세시세의 90% 수준인 저렴한 공공임대아파트를 신청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첨확률이 낮은 만큼 가산점을 받기 위한 조건을 확실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공공임대아파트는 입주자저축 가입자인 무주택세대구성원을 대상으로 순위·순차에 따라 공급한다. 이때 자산보유 기준으로 부동산 2억1550만원 이하, 자동차 산출가액 2825만원 이하라면 신청할 수 있다. 만약 혼인기간이 5년 이내인 신혼부부이고 그 기간에 출산한 자녀가 있으며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라면 가능성이 높아진다.
3명 이상의 미성년 자녀를 뒀거나 65세 이상의 노부모를 3년 이상 부양했을 경우에도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주택을 구입한 적이 없는 기혼 근로자 중 입주자저축 1순위이고 납입금이 600만원 이상이며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여도 우대받는다. 입주자저축에 가입해 6개월이 경과됐고 매월 약정납입일에 월납입금을 6회 이상 납입한 경우에도 가산점을 받는다.
◆출산·육아: 어린이펀드로 자녀 미래 준비
출산·육아 역시 결혼생활 중에 마주하는 현실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산·육아에서 발생하는 금전적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양육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남편의 경우 36명(53.7%)이 표를 던진 금전적인 부담이었다. 아내의 경우는 22명(32.8%)이 금전적인 부담을 애로사항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초저출산국가(1.3명 이하)보다 적은 1.17명을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는 우리나라에서의 출산·육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출산할 경우 각 시군구에서 출산장려금과 양육수당을 지급해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과 첫째·둘째·셋째 출산 시마다 다르지만 출산장려금 100만원 정도와 일정 기간 동안 매월 약 30만원의 양육수당, 출산용품을 지급받고 전기·수도·도시가스·지하철·공영주차장 등의 요금이 할인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육아와 교육비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어린이펀드 등 투자상품을 추천했다.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어린이펀드는 대학등록금이나 결혼자금 등 장래에 필요한 목돈을 준비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나날이 늘어가는 학비와 치솟는 물가 등을 고려해 어린이펀드에 가입해두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 가입해주고 성인이 됐을 때 스스로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하도록 지도하면 경제교육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07호·제5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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