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엔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사진=박찬규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먹거리가 고민이었던 시절 풍성한 추석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선조들의 소망이었을 것이다. 교과서나 역사의 자료 속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여유로움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엔 명절이라 하면 자동차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엉금엉금 기어가는 자동차, 진·출입로에서 슬쩍 끼어드는 얌체운전자의 모습은 뉴스의 단골소재다.
갑작스레 주행패턴이 바뀌는 명절 연휴엔 자동차도 사람도 고생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운전의 명절증후군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급’한 행동을 삼가는 것이다. 급출발·급제동·급커브 등의 운전법은 차에 큰 무리를 주며 운전자 또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해서 쉽게 지친다.
타이어 공기압 체크는 기본 중 기본. /사진=박찬규 기자
①장거리를 대비하라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길에서 엔진과열로 멈춰선 차를 종종 볼 수 있다. 냉각수가 부족하거나 워터펌프나 수온센서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오일(윤활유)이 부족하거나 상태가 불량한 경우에도 엔진과 변속기가 쉽게 과열된다. 출발 전 냉각수와 엔진오일, 변속기오일의 양과 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건 필수다.
평소에 시내주행이 많았다면 장거리주행 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차 상태를 확인하면서 단계적으로 속도를 높여야 무리가 가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 오랫동안 필요 이상의 속도로 달리면 엔진과 변속기에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최근엔 엔진이 민감해지고 변속기 종류 또한 다양해져 관리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달린 뒤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시동을 끄는 행동은 차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기온에 따라 보호회로가 작동하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휴게소에 진입하기 전이나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미리 속도를 조금씩 낮추면 좁아지는 길에서의 사고를 막을 수 있고 엔진계통과 브레이크를 충분히 식힐 수 있다.
그리고 편안한 옷과 신발은 운전자의 기본이며 2시간마다 한번씩 쉬어가는 게 좋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다 보면 몸이 뻐근해지며 쉽게 지친다.
차가 무거워졌을 땐 앞차와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사진=박찬규 기자
②달라진 무게중심 주의
명절엔 평소와 달리 트렁크 가득 짐을 싣게 되고 가족 모두가 함께 차에 타는 경우가 많다. 혼자 출퇴근할 때는 차 뒷부분이 가볍지만 명절엔 차의 무게중심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되도록 부드럽게 운전해야 차에 무리가 가지 않고 탑승객 또한 편안함을 느낀다. 여기에 향상된 연료효율은 덤이다.
운전할 때는 자동차의 앞-뒤 움직임에 신경 써야 한다. 보통은 조향축인 앞바퀴가 있는 차 앞부분의 움직임에 익숙할 뿐 따라오는 뒷부분의 움직임에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컨대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코너를 돌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짐 무게에 따른 관성의 영향이 커지면서 차 뒷부분이 코너 바깥으로 밀려나려는 힘이 커진다.
멈춰 설 때도 마찬가지다.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 최대한 부드럽게 미리 관성에너지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의 운전자가 달라진 무게중심을 잊은 채 운전을 한다면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동승자들도 운전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줘야 한다.
도로 상황 체크는 운전자의 기본자세. /사진=박찬규 기자
③내비게이션 업데이트는 미리, 도로상황은 수시로 확인
명절 연휴를 앞두고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는 필수다. 자주 다니던 길이더라도 도로가 새로 생기거나 공사 상황이 지도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 제대로 된 길안내를 받기 어렵다. 불필요하게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시간과 기름낭비로 이어지는 만큼 귀찮더라도 최신 지도로 업데이트하자.
스마트폰의 통신형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실시간 교통상황에 맞춰 쉽고 빠른 길안내를 해줘서 많은 사람들이 명절 연휴 길안내 도우미로 선호한다. 하지만 통행량이 많을 때는 대부분 비슷한 안내를 받기 때문에 일반 내비게이션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다. 맹신은 금물.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하는 게 좋지만 출발시간 외에도 경유지나 도착지 시간도 중요하다. 우회도로를 미리 체크하고 중강중간 목적지까지의 도로상황을 고려하며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동승자들이 도로상황을 운전자에게 안내하는 것도 졸음운전을 막는 요령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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