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메모리사업부 매각계약 체결
도시바는 지난 28일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케이만제도에 특수목적회사(SPC) 판게아를 만들어 인수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투자금액은 SK하이닉스 3950억엔(약 4조원), 도시바 3505억엔(약 3조5000억원), 베인캐피털 2120억엔(약 2조원), 호야 270억엔(약 2700억원), 미국투자자(애플·킹스톤·시게이트·델) 4155억엔(약 4조2000억원), 금융기관 대출 6000억엔(약 6조1000억원) 등이다.
일본 관민펀드인 INCJ와 DBJ는 WD가 제기한 법적소송이 마무리된 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하이닉스 분당사무소. /사진=뉴스1
이번 지분인수로 도시바 의결권은 베인캐피털(49.9%), 도시바(40.2%), 일본 장비업체 호야(9.9%) 등 3개사가 나눠 가져 경영권은 일본 측이 계속 행사한다. 나머지 컨소시엄 참여사는 사채형 우선주, 대출 등의 방식으로 투자해 의결권을 갖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는 총투자금 가운데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을 SPC가 발행하는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해 10년 뒤 도시바가 동의할 경우 의결권 지분을 최대 15% 확보할 수 있다. 나머지 2660억엔(약 2조6900억원)은 베인캐피털이 조성할 펀드에 출자자(Limited Partner, LP) 자격으로 투자한다.
◆중국 진출 막고 장기적 시너지 기대
주목할 대목은 도시바 측이 향후 10년간 SK하이닉스에 메모리 기밀정보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당초 반도체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2위(점유율 16.1%)를 차지하는 도시바와의 기술협력을 꼽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SK하이닉스가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실익은 거의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기술협력도 불가능해 단기적 이익이 거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로 단기적으로는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업체의 낸드플래시시장 진출을 저지했고 중장기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시대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낸드플래시와 관련해 도시바와 협력할 발판을 마련했다”며 “미래 시장전망이 좋은 만큼 투자 이익도 가능하고 도시바와의 제휴 강화로 반도체부문 전체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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