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더센토르. /사진=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

지난 1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는 디자이너 예란지의 브랜드 더센토르(THECENTAUR)의 컬렉션이 공개됐다. 더센토르는 짐승의 우매와 인간의 지혜가 결합한 반인반마 켄타우로스를 의미한다.
예란지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 콘셉트에 걸맞은 '역설'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소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의 유명 문장 "I can’t go on, I’ll go on"(나는 계속할 수 없어, 나는 계속 할 거야)을 주제로 내세운 것. 짧은 문장에서 이 시대의 우리 모두가 처해 있을지 모르는 역설적인 상황을 느꼈다는 것이 예란지의 설명이다.

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더센토르. /사진=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

한마디로 다채로운 무대였다. 레이스 블라우스, 스판덱스 스윔웨어, 스팽글 블라우스, 크럼플트(구겨 버린 듯한 종이 같은 소재) 재킷·팬츠 등 웨어러블 룩에 이어 러플 원피스, 타이드업 셔츠, 자수 블라우스, 코르사주 셔츠 등 페미닌 룩으로 역설적인 상황을 여성스러운 멋으로 표현했다.
어깨에 변화를 준 디자인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원 숄더, 오프 숄더 등 무난한 실루엣뿐만 아니라 오버 숄더, 퍼프 숄더 등 색다른 실루엣도 찾아볼 수 있었다. 파스텔 컬러와 블랙 컬러의 대비는 여림과 강함의 공존을 나타내는 듯했다.


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더센토르. /사진=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

커라단 크리스털 귀걸이, 망사 양말에 매치한 가죽 구두 등 포인트를 사용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더 센토르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특히 귀걸이는 여러개의 크리스털을 이어 붙여 만들었는데 그 이음매 사이사이로 고혹적인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예란지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 "오랜만에 매번 해오던 외부가 아닌 서울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진행해 많이 바뀐 시스템에 놀랐다"며 "늘 하던 무드에서 벗어나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 줄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더센토르. /사진=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