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애틀랜타 델타 뮤지엄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발언중인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 /사진=최윤신 기자

“일본은 오랫동안 우리의 아시아지역 허브였지만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는 우리에게 도쿄를 넘어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공항 인근 델타 플라이트 뮤지엄에서 열린 델타 커스토머익스피리언스 쇼케이스 조찬행사에서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노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최대항공사 중 하나인 델타항공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항공운송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A350 초기투입, 동아시아 3국에


델타항공이 아시아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주대륙과 아시아를 잇는 태평양노선이 항공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노선 중 하나이기 때문. 단순히 미국과 일본, 한국, 중국을 잇는 노선이 아니라 급격히 확대되는 미국-동남아시아, 동아시아-중남미노선의 교두보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각 거점을 기반으로 주변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델타항공뿐 아니라 거점이 되는 공항과 해당지역의 제휴 항공사에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

그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에서 델타항공의 거점은 일본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이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노선에서 한국 항공산업의 위상은 세번째다. 세계 최대 수요지로 부상한 중국과 이 노선의 허브역할을 선점한 일본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애틀랜타-인천노선에 취항하고 노선 확대에 집중하는 델타항공의 움직임을 보면 이 같은 구도에 변화가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델타항공은 2009년 노스웨스트 항공을 합병한 이후 아태지역 노선 재정비라는 명목으로 중단했던 인천-애틀랜타노선에 최근 다시 취항했다. 지난 6월 재개된 이 노선은 올 여름 동안 9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바스티안 CEO가 일본을 ‘약화되는 허브’(shrinked hub)라고 표현했다는 점에서 한국이 중국에 이어 델타항공 제2의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델타항공의 최신 기단인 A350 투입계획도 한국노선을 강화하려는 델타항공의 의지를 보여준다. 델타항공은 이달 30일 디트로이트-나리타 노선에 이어 다음달 17일 디트로이트-인천노선에 두번째로 A350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후 디트로이트-베이징, 디트로이트-상하이노선에 세번째, 네번째가 투입되며 내년 3월24일 애틀랜타-인천노선에 다섯번째 A350이 투입된다. 내년 1분기까지 투입되는 A350 5대 중 2대가 한국노선에 배치되는 것.

델타항공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거듭나려는 인천공항과 치열해지는 LCC와의 경쟁 속에서 아태평양노선 강화에 힘쓰는 대한항공의 노력과 맞물린다.

대한항공과 함께 스카이팀에 소속된 델타항공은 내년 1월 개장하는 인천공항의 제2여객터미널을 사용한다. 대한항공과 델타의 파트너십은 미국-아시아시장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 델타항공이 JV와 관련해 정부인가를 받으면 인천이 일본 나리타나 하네다를 넘어 아시아 주요 관문으로서 입지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지난 6월 협약을 마친 대한항공과의 JV다. 양사는 한국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부의 승인을 기다리는데 일부 항공사가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미국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바스티안 CEO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각국에서 진행 중인 JV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1호(2017년 10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