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영화시장 부진으로 주춤했던 영화주가 반등시동을 걸었다. 해외시장 이익성장세가 지속되면서 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 잘 나가던 기존의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과의 관계개선도 호재로 떠오른다.

◆영화주 나란히 반등… 4분기 ‘기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9월 하락세를 보였던 영화주 4종목이 나란히 반등에 성공했다. 한류가 부활 움직임을 보이자 영화주에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CJ CGV(2.58%)와 CJ E&M(5.56%), 쇼박스(4.72%), 제이콘텐트리(9.64%) 등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CJ CGV는 전 거래일인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도 9.20% 급등하는 등 확실한 반등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제이콘텐트리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같은 영화주의 반등은 지난달 국내 영화 매출액이 5개월 만에 성장세로 전환된 것이 주효했다. 국내 영화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대비 24.2% 늘어난 1748억원을 기록했다. 관객수는 25.8% 증가한 2158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추석특수’가 존재했지만 지난해 10월에도 <럭키>, <닥터스트레인지> 등 흥행작이 있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영화주의 반등세가 이달 ‘수능효과’로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해외매출비중이 비교적 크고 해외영화시장 성장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CJ CGV를 업계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CJ CGV: 자회사 상장, 기업가치 견인
증권업계는 CJ CGV가 국내사업의 수익성과 중국사업의 점유율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이 CJ CGV의 기저효과가 명백한 시기라고 내다봤다. 또 이들은 올 4분기 추석효과와 지난해 말 있었던 국정농단 기저효과로 CJ CGV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4.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CJ CGV의 내년 영업이익 비중은 국내(38%), 중국(21%), 터키(17%), 베트남(13%) 등으로 다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과 터키시장의 성장세가 CJ CGV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CJ CGV는 지난달 러시아 ADG그룹과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 설립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시장 진출 모멘텀도 더해졌다. 합작법인 지분구조는 CJ CGV 70%, ADG그룹 30%로 CJ CGV는 총 245억원을 출자한다.

CJ CGV는 합작법인을 통해 2020년까지 러시아에서 33개 극장, 160개 스크린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친 분할출자로 재무부담을 줄였다. 러시아 내 1개 극장 설립에 소요되는 비용은 15억~2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투자부담도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박스오피스는 상위 5개 업체 시장점유율이 30% 미만으로 독보적 업체가 없어 시장침투가 용이할 전망”이라며 “재무적 부담이 제한된 데다 지역 다각화를 통한 매출성장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중국시장에서도 그동안 오픈이 지연됐던 사이트가 올 4분기 영업을 시작하면서 점유율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CJ CGV는 올해 말까지 8개의 신규사이트를 오픈해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사이트를 200여개 확보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6%로 상승할 수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CJ CGV는 자회사를 순차적으로 상장시킬 계획”이라며 “내년에 상장될 베트남법인의 예상 시가총액은 3938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자회사의 상장은 CJ CGV의 기업가치를 견인할 것”이라며 “따라서 CJ CGV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10만2000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CJ CGV가 자회사를 활용해 새 비즈니스영역을 모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자회사인 CJ 4DPLEX(4D플렉스)는 올 3분기에 498억원의 매출과 1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4배나 폭증했다. 또 콘텐츠가 아닌 기술플랫폼 수출이어서 정치사회적 변수에 휘말릴 가능성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제이콘텐트리: 한중관계 해빙 등 호재 가득
증권업계는 제이콘텐트리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자회사인 메가박스 사업부문의 전략을 수익 중심으로 바꿨다. 또 방송부문의 콘텐츠 투자와 제작·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국내 예능프로그램의 중국 수출을 주도한 사업자로 중국 판권수출이 재개되면 방송부문 이익이 최소 5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J E&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상장으로 ‘부가판권 성장성’에 대한 시장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제이콘텐트리에 호재다. 제이콘텐트리는 내년 15편의 드라마 IP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돼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은 부가판권 레버리지를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효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JTBC 채널의 경쟁력이 커지면서 제이콘텐트리의 IP 장악력이 상승했다”며 “제이콘텐트리의 드라마 부가판권 수익에 따른 제작사 배분비율은 스튜디오드래곤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이콘텐트리는 자회사를 통해 유통되기 때문에 유통수익도 흡수 가능한 강점이 부각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콘텐츠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 중국과의 관계개선 분위기가 형성된 점, JTBC 드라마 슬롯이 추가된 점, 자회사인 메가박스가 투자 배급한 영화의 흥행 등으로 제이콘텐트리의 4분기 실적상승 기대감이 높다”며 제이콘텐트리의 목표주가를 기존 5400원에서 64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5호(2017년 1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