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에 수능 연기.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23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지난 15일 오후 2시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수능을 1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수능 전날 시험이 연기된 것은 1993년 수능 도입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수능이 연기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큰 혼란에 빠졌다. 수험생 김모양(18)은 16일 "전날 친구와 함께 교과서와 문제집을 쓰레기장에 모두 버렸다"며 "수능 연기가 발표되자마자 쓰레기장을 모두 뒤져야 했다"고 토로했다.
재수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52)는 "수능 이후로 모든 일정을 맞춰놨는데 수능이 연기돼 당황스럽다"며 "학원비를 일주일간 추가로 내야 할 뿐만 아니라 도시락도 다시 싸야 한다"고 걱정했다.
학교 현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지역 고등학교 급식조리원 장모씨(53)는 "이날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해 여행 계획을 다 세워놨었다"며 "갑자기 등교하라고 하는 바람에 계획을 취소하는 등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경기지역 초등학교 교사 유모씨(55)는 "수능으로 등교시간이 늦춰졌었는데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정상 등교로 바뀌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며 "무엇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1주일 더 이어진다는 것인데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수능 연기에 따른 후속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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