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답이 있는 시험이라면 수익형부동산은 정답이 정해져있지 않은 시험입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의 말이다. 박 소장은 지난 11월21일 재테크 전문 경제주간지 <머니S>가 주최한 ‘제6회 머니톡콘서트’에서 “정부 부동산 규제로 상가투자에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기존 방식으로 투자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해진 공식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 /사진=임한별 기자

◆수익형부동산 '옥석 가리기' 중요
최근의 수익형부동산 인기는 6·29대책과 8·2대책 등의 풍선효과로 해석된다. 과열된 아파트 투자에 대한 전매제한, 청약규제 등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그 대체 투자처로 수익형부동산이 주목받는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박 소장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그는 “수익형부동산 붐을 단순히 주택시장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해석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수익형부동산 투자 붐의 본질은 수년째 지속된 저금리기조와 인구구조변화로 인한 현상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특히 박 소장은 수익형부동산에 투자자가 유입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1인 가구 증가와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를 꼽았다. 그는 “현재 은퇴하는 세대의 노후준비는 10년 전 은퇴하던 세대와 전혀 다르다”며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 시대다 보니 노후대비 투자자의 시선이 ‘안정적인 월세’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의 금리인상 전망과 정부의 대출 옥죄기에도 수익형부동산의 인기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상가대출 이자가 8~9%였다”며 “앞으로 금리가 올라도 과거보다 저금리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규제 역시 변동성 없는 월세상품을 찾아야 한다는 투자자의 욕구를 억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형부동산 투자는 노후를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1인가구 증가 등의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유망한 투자처이기도 하다.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과거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상가투자를 감행하며 범한 오류를 먼저 지적했다. 객관적 분석이 아니라 주관적 판단을 맹신하고 중개업자 등 사람에 의존해 투자를 해왔다는 것. 다양한 상품비교가 미흡해 시장 쏠림현상이 크게 일어났고 미디어에 오픈된 정보에 의존하다보니 집단적 행동이 나타나 특정인만 이득 보는 구조가 생겨난 점도 문제다.


그는 “현장에서 만난 투자 실패자 대부분은 객관적 분석보다 지인이나 언론기사 등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으로 투자를 감행했다”며 “수억원을 투자하면서도 컨설팅 의뢰 등에는 인색한 게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분석만으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익형부동산 투자는 주택투자와 달리 규칙성을 찾기 어렵다. 그가 수익형부동산을 ‘답이 없는 시험’이라고 말한 이유다. 그는 “기존 부동산학의 분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물리적 요건보다 ‘업종’이 중요
그는 이번 강연에서 ‘업종’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수익형부동산 투자에 앞서 분석을 실시할 때 많은 사람이 접근성과 배후수요 등 물리적 요건에 집중하지만 이런 분석이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는 과거의 리서치 경험을 소개하며 수익형부동산에는 ‘성공 방정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 아파트 브랜드의 서울 25개구 100여개 단지의 상가를 전수조사했는데 ‘배후단지 세대수가 많을수록 임대료가 높을 것’이란 일반적인 가설조차 성립되지 않았다. 그는 “수도권 신도시 배드타운의 경우 아무리 주거하는 사람이 많아도 대부분의 소비를 서울 도심지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며 “배후수요가 상가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투자해야 한다’는 불변의 진리도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소비자층의 소비문화와 관계가 깊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 아닌 SNS를 활용해 ‘명소’를 찾아가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콘텐츠가 있는 상권은 운명처럼 주어진 물리적 요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명소가 입지를 창출해 내는 시대인 것이다. 콘텐츠가 존재하는 상권에서 장수할 수 있는 업종을 선점하는 것이 새로운 상가투자 전략의 핵심이다. 그는 “결국 입주하는 업체의 장사가 잘 돼야 건물주도 성공한다”며 “장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상권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입주업체의 매출이 높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매출이 높은 업종보다는 소비자 1인당 사용하는 금액(객단가)이 임대료와 더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따라서 대형상권에 딸린 큰 평수의 상가보다 구매력을 갖춘 소비인구가 유입되는 업종을 갖춘 상권에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는 “앞으로 상가투자에 있어서 소비자의 행동에 중점을 두고 시장을 봐야 한다”며 “물리적 요건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업종과 콘텐츠 발굴을 통해 상가의 가치를 높일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6호(2017년 11월29일~12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