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궐련형 전자담배기기 ‘릴’과 전용 궐련 ‘핏’. /사진=KT&G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 제조사인 이엠텍 주가가 상승세다. 릴이 출시된 후 초도물량이 완판되는 등 인기를 얻으면서 이엠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본업인 스마트폰 부품 및 음향기기 생산과 별개로 전자담배 OEM 영역에 뛰어든 이엠텍의 주가는 계속 뻗어나갈 수 있을까.
◆‘릴’ 인기에 스피커 개발까지… 성장동력 장착

지난달 30일 코스닥시장에서 이엠텍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28% 상승한 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엠텍은 지난달 13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후 이틀 만에 준비된 물량 1만대가 모두 판매됐다는 소식에 18%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이날 급등은 시장의 예상보다 릴이 더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7일 KT&G가 릴을 처음 공개했을 때는 담배를 제거할 때 찌꺼기가 남는다는 등의 악평 영향으로 이엠텍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릴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외국인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외국인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속으로 이엠텍을 사들였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추정 순매수 금액은 46억원에 달한다.

이엠텍은 휴대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스피커를 제조하는 회사다.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4년 연속 혁신 우수 협력사 금상을 수상하며 주요 플래그십 모델에 부품을 공급한다. 또 베트남 공장의 자동화 관련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본업에서는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KT&G는 이엠텍을 릴 제조사로 선정한 이유를 효율적인 기기 생산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임왕섭 KT&G 제품개발총괄 상무는 지난달 7일 릴 출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 기획과 설계는 KT&G가 직접 했지만 IT기업이 아닌 만큼 프로토타입, 양산설계, 양산은 정교함을 다루는 기업인 이엠텍을 통해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엠텍은 릴의 생산과 판매로 부가수입을 얻게 됐다. 4분기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전망되는 이유다.

토러스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올 4분기 이엠텍의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32억원, 4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5.3%, 127.2% 증가한 수준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늘어난 매출액(2748억원)과 영업이익(250억원)이 기대된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부터 전자담배 릴을 약 15만대 판매할 계획이어서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호조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2018년에는 약 100만대가 판매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 애널리스트는 이엠텍이 본업에서도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엠텍은 국내 최초로 BA 스피커(초소형 스피커-보청기) 개발을 완료해 블루투스 헤드셋 등을 납품하고 있으며 보청기 겸용 헤드셋 또한 출시할 계획이어서 성장동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