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의 노후주택가와 아파트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작지만 탁월한 입지로 시세 ‘껑충’
한강 조망과 강남 접근성 자랑
부족한 교육·편의시설은 아쉬워
서울 성동구 옥수동이 비상을 위한 날갯짓에 한창이다. 가파른 남산자락에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혔지만 최근 잇따라 새 아파트가 들어서 몸값을 끌어올렸다. 한강변에 있어 조망이 탁월하고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과 동호대교, 강변북로 등을 통한 교통편의성이 탁월한 점도 옥수동의 가치를 대변한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인 용산구 한남동과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성동구 성수동의 비싼 몸값도 옥수동의 비상을 기대케 한다. 다만 동네 곳곳을 가로지르는 가파른 언덕은 도보 접근성을 저해하고 차량 접근성도 제한한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교육시설과 편의시설 역시 옥수동이 지닌 단점이다.

◆시세보다 3억 비싼 몸값


옥수동은 작지만 입지는 탁월하다. 면적은 1.95㎢에 불과하지만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지나고 동호대교와 강변북로가 인접해 강남·용산·여의도·종로 등 주요업무지구로 이동이 용이하다. 교통이 편리한 데다 옥수동으로 통하는 진입로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작지만 탁월한 입지적 장점을 지닌 옥수동은 다세대 주택과 20~37년 된 노후아파트가 즐비하다. 반면 입주 6년 안팎의 대단지아파트가 중심에 자리해 시세반등을 이끈다.

우선 3호선 금호역 앞에는 2016년 말 입주한 1976세대 대단지아파트인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가 있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는 10억5000만~11억원, 84㎡는 12억5000만~13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같은 아파트 전세는 59㎡가 6억3000만~6억7000만원, 84㎡ 8억1000만~8억4000만원선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호역과의 거리가 100m 정도인 초역세권 단지라 교통이 편리해 문의가 많다”며 “게다가 입주한 지 불과 1년4개월가량 된 새 아파트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옥수동 평균 매매가보다 3억원 이상 비싼 시세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바로 뒤에는 래미안옥수리버젠이 있다. 이 단지는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보다 4년 앞선 2012년에 입주한 1821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이 단지는 3호선 금호역과 옥수역 사이에 있어 모두 도보 5~10분 내로 도달 가능하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 59㎡ 매매가는 9억7000만~10억6000만원, 84㎡는 11억~13억3000만원선이다. 같은 아파트 전세는 59㎡가 5억8000만~6억6000만원, 84㎡가 7억7000만~8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는 남산자락에 위치해 웬만한 층에서도 한강조망이 가능하다”며 “비교적 새 아파트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인근 노후 아파트 집값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옥수동 일대(위쪽)와 옥수동의 한 가파른 언덕길. /사진=김창성 기자
◆가파른 언덕에 부족한 편의시설
옥수동은 새 아파트뿐만 아니라 노후 아파트도 몸값이 비싸다. 인근 C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1998년 입주한 옥수하이츠아파트 84㎡ 매매가는 11억3000만~12억5000만원선이다. 새 아파트인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래미안옥수리버젠 같은 면적 시세와도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대해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호선·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옥수역 바로 앞에 위치한 데다 옥수동에서 한강을 가장 가깝게 마주한 단지라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옥수동 아파트의 최근 6개월간 평균 시세도 계속 오름세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3㎡당 2657만원이었던 옥수동의 평균 아파트값은 ▲11월 2713만원 ▲12월 2759만원 ▲2018년 1월 2805만원 ▲2월 2911만원 ▲3월 2987만원으로 매달 올라 3000만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소폭 등락을 거듭했지만 3.3㎡당 평균 1836만원을 기록해 서울 평균인 1373만원보다 500만원가량 비쌌다.

동네 주민들도 최근 들썩이는 옥수동의 분위기를 반겼다. 50대 주민 D씨는 “옥수동에만 30년 넘게 살았는데 예전에는 이렇게 집값이 뛸지 몰랐다”며 “최근 정부규제로 재개발·재건축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은 좋다”고 흐뭇해했다.

30대 주민 E씨는 “최근 방영된 TV인기 드라마에서 옥수동은 달동네로 묘사될 만큼 아직 낙후이미지가 강한 곳”이라면서도 “반면 동네가 크지 않아 전철역까지 도보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출퇴근이 편리한 점은 옥수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옥수동은 시장의 평가와 동네 주민의 만족도가 높지만 아쉬운 점도 몇가지 있다.

우선 옥수동은 동네 전체가 가파른 언덕이다. 새 아파트, 노후 아파트 할 것 없이 모두 가파른 언덕을 끼고 있다. 거리상 전철역이 가깝지만 언덕이 가파른 탓에 도보 이동이 쉽지 않다. 또 겨울철 눈이 많이 내려 도로가 얼면 차량 이동도 수월하지 않다.

교육시설도 다른 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옥수동 관할에는 옥정초·동호초·옥정중·서울방송고가 있다. 동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 거리에 여러 학교가 있어 통학에 큰 불편은 없지만 지역 내에 다양한 초중고가 밀집한 다른 곳에 비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이밖에 아파트단지 내 상가가 있지만 위락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상권과 편의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점도 옥수동의 아쉬운 부분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4호(2018년 4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