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대학교 엠티(MT)에서 ‘야동 배우’의 이름을 대는 게임이 진행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엠티를 진행한 학생회가 곧바로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일본 AV(성인동영상)배우의 이름만 거론되자 국산을 애용하라는 말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와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경북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자연과학대학 엠티에서 벌어진 ‘게임’과 이로 인한 불쾌감을 제보하는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최근 엠티에 다녀왔는데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야동배우’ 이름을 대는 게임이 진행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저런 질문이 나온 것도 귀를 의심할 일인데 참가자 한명이 일본 야동배우의 이름 다섯개를 댄 뒤 나온 말이 더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게임진행자가 국산야동 운운하면서 “왜 다 외국산이냐, 국산 애용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라며 당시 받은 충격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누구 하나 그 자리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A씨는 “국산 야동은 다 불법이고 보는 사람도 찍는 사람도 범죄다. 이것 때문에 수만명의 여성이 광화문에서 시위까지 하는 판에 엠티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저런 말이 나오는 게 이해가 되지 않고 학교 수준마저 의심됐다. 더 이상 이런 낮은 의식수준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학생회와 학교 측의 피드백을 요구했다.

이에 자연과학대학 학생회는 문제가 제기된 지 12시간여 만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빠른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국산 야동 애용’과 관련, 못미더운 해명으로 여전히 질타받는 상황이다.


학생회 측은 “‘주제어 5가지 빨리 말하기’라는 게임을 진행했고 ‘AV 배우’라는 주제어를 추천받아 진행자가 필터링 없이 그대로 게임을 진행했다”며 “게임이 끝나갈 무렵 진행자가 ‘국산을 애용합시다’라는 발언을 했고 그렇게 게임은 마무리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진행자는 성인영상에 대한 범위를 몰래카메라,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유출영상이 아닌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합법적 제작영상을 기준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는데 이를 두고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북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한 학생은 “결코 변호할 수 없는 걸 변호하려니 멍멍이 소리가 나온다”며 허술한 사과문을 비꼬았다.
다른 학생은 합법적 영상에 한했다는 학생회 측 주장에 대해 “국내 AV 배우가 있습니까? 흔히 말하는 야동사이트, 수많은 웹하드사이트에 국산 야동이라고 불리는 동영상들은 모두 영화나 드라마입니까?”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다른 학생도 “당장 국산 AV배우 5명 대라고 하면 잘 댈지, 유출동영상 이름 5개를 더 잘 댈지?”라며 학생회의 해명을 비난했다.

한편에서는 “‘국산야동=도촬,리벤지 포르노’가 아니다. 성인물 제작은 합법이다”는 주장을 내세워 학생회 측의 해명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도 있었다. 물론 이런 내용의 댓글을 단 사람도 “도촬, 리벤지포르노는 범죄이니 단호하게 처벌돼야 하고요”라면서 몰카범죄를 옹호하는 건 절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도 “‘국산야동은 불법촬영물 얘기하는 게 아니다’는 남자들 극혐입니다만. 현실을 보세요”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며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경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사과문./사진=경북대 자연과학대학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