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초사옥. / 사진=뉴시스
삼성그룹주 변액보험펀드 수익률이 삼성전자 액면분할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이전인 4월 말에 비해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 부진이 수익률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삼성생명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핵심 투자 종목인 삼성전자를 빼고 회계처리 논란이 마무리된 후 주가가 반등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편입을 늘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여전히 핵심 투자 종목인 상황에서 반도체 전망도 좋지 못해 수익률 제고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가부진 삼성전자 투자 축소
변액보험은 일반계정(일반 보험료 수입)과 달리 특별계정으로 따로 운용된다. 특별계정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변액펀드 투자 전략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 말 기준 특별계정에 포함된 삼성전자 주식이 2102만7317주로 6월 말보다 3.0%, 주가가 한창 좋았던 지난해 말보다는 21.0%씩 감소했다. 보유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1조1892억원에서 지난 8일 종가 기준 9452억원으로 20.5%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주가가 대폭 올랐으며 1주당 가격이 300만원에 육박하자 유동성 확대를 위해 지난 4월 말 50대 1의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문제는 액면분할 이후 공매도 급증, 달러 강세, 한미 금리차 확대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종가는 4만4950원으로 액면분할 시 공모가(5만1000원)보다 11.9% 하락했으며 6월 이후 5만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업종은 4분기 이후 전망이 좋지 못해 주가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역대 최고의 분기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3분기와 같은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낸드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등으로 반도체와 IM(IT·모바일)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전쟁과 금리 상승, 인텔·슈퍼마이크로 등 컴퓨팅 산업 관련 부정적 노이즈 등을 고려하면 내년 실적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와 IM도 올해 실적을 능가할만한 성적을 낸다고 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리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핵심 종목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논란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8월 들어 이슈가 마무리되고 주가가 반등하자 변액보험 편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연결)회사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바꾸는 과정에서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자 4월11일 58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5월초부터 8월초까지 30만~40만원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8월 초 분식회계 논란이 정리되자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고 지난달 50만원대를 회복하면서 삼성생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변액펀드에 다시 담기 시작했다.
특별계정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 주식은 지난 3월 말 6만7208주에서 8월22일에는 4만9640주로 26.1% 줄였다. 이후 주가가 반등하자 9월21일까지 5만1747주로 4.2%를 새로 편입했다. 보유지분 가치는 3월 말 327억원에서 8월22일 225억원으로 31.3% 감소했지만 9월21일 기준 26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7.1%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가 전망도 양호한 편이다. 글로벌 제품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가 이달 유럽 특허가 만료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암젠과 함께 이달 출시가 가능한 업체로 꼽힌다. 휴미라의 유럽 시장규모는 5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휴미라 특허만료에 맞춰 지난해 8월 허가를 완료했고 올 상반기 오리지네이터인 앱비와 특허관련 소송도 마무리 해 이달 출시할 예정”이라며 “유럽 마케팅파트너인 바이오젠이 기존 TNF-α계열을 판매한 경험이 있어 대규모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주식형 2종·주식혼합형 1종 등 총 3종의 삼성그룹주 변액펀드를 판매한다. 3종의 순자산액 규모는 9000억원 수준이며 3종 모두 삼성자산운용이 전담 운용한다.
수익률은 삼성전자 액면분할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4월 말 기준 삼성그룹주식형 펀드 2종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2.66%, 22.65%였지만 지난달 말에는 8.15%, 8.22%에 그치며 3분의 1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주식혼합형 펀드 수익률은 11.15%에서 5.17%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표적인 대형주이자 우량주로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지만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줘야하는 변액펀드의 성격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생명 외 흥국생명(300억원), 미래에셋생명(90억원), DB생명(130억원), 라이나생명(10억원) 등이 삼성그룹주 변액펀드를 판매하지만 순자산액은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로 삼성전자의 비중은 줄였고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성 부각 등으로 제약바이오업종이 올해 상승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비중이 늘었다”며 “변액보험은 장기투자 상품이어서 당장 수익률이 나쁘다고 상품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