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올 겨울에도 예년과 다름없는 강한 추위가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기습한파가 잦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추위 대비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머니S가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패션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월동 패션]① 패딩 구입시 '이것' 확인하세요

패딩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 롱패딩이 거리를 점령한 데 이어 올해는 각양각색의 패딩이 거리로 나왔다. 올 겨울 패션업체들은 패딩의 기능성과 길이, 컬러, 핏 등에 변화를 줬다. 종류가 다양해진 만큼 선택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도 늘었다. 특히 패딩은 다른 의류에 비해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현명한 구매가 필요하다.

지난달 21일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롱패딩을 입은 학생들. /사진=뉴스1

◆패딩 살 때 확인해야 할 5가지
패딩은 본래 ‘채워 넣기’라는 뜻으로, 겉감과 안감 사이에 충전재를 채워 넣어 누빈 의복 종류를 통칭한다. 따라서 무엇을 채워 넣는지가 패딩의 속성을 구분 짓는 핵심이다. 


▲충전재

패딩의 충전재는 천연소재와 인공소재로 나뉜다. 충전재가 오리나 거위 등 동물의 털이면 천연소재, 폴리에스터 솜이나 신슐레이트, 웰론 등이면 인공소재라고 한다. 
천연소재에는 주로 오리나 거위 털이 사용되는데 이들의 가슴 부위 솜털을 ‘다운’이라고 부른다. 구스다운과 덕다운, 아이더다운 등은 각각 거위와 오리, 아이더라는 조류의 가슴 솜털을 사용한 제품을 지칭한다.

다운패딩이 따뜻한 이유는 조류의 솜털 사이에 깃든 공기층이 열을 보전하기 때문이다. 거위털은 오리털보다 1.5배 정도 크기 때문에 보온성이 더욱 뛰어나다. 나아가 와일드구스, 아이더 등은 추운 지역에서 자란 조류인 만큼 보다 촘촘하고 풍성한 솜털을 지닌다. 

▲우모량


다운의 종류뿐 아니라 양도 중요하다. 패딩에 사용된 다운의 양을 우모량이라고 하는데 그 양이 많을수록 가격이 비싸다. 우모량은 300g 이상이면 헤비급으로 분류되며 영하 25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한겨울을 버티기엔 220~250g이면 충분하다. 

거위의 솜털(왼쪽)과 깃털. /사진=소프라움 제공

▲솜털 : 깃털
패딩은 다운만으로 구성되진 않는다. 시중에 판매되는 패딩은 다운(가슴 솜털)과 깃털을 함께 사용한다. 솜털만으로 패딩을 만들면 부풀어 오르는 공간이 적어 공기층이 잘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솜털과 깃털의 비율은 80대20이 보통, 90대10이 고급으로 여겨진다. 반면 솜털 비율이 75% 이하일 경우 다운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필 파워(FP‧Fill Power)

패딩을 입고 움직이거나 벗어서 내려놓을 때는 내부의 충전재가 압착되면서 공기층이 줄어들고 보온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다시 집어들 때 빠르게 본래의 부피로 복원되면서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이 중요하다. 이 복원력을 ‘필 파워’라고 한다.

필 파워는 제품명이나 라벨에 쓰인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400~1000 사이 수치로 표기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보온성이 뛰어나다. 필파워 300 이하는 저급, 400~450은 보통, 500~550은 좋음, 550~570은 아주 좋음, 600이상이면 고급으로 친다. 다만 700 이상의 제품은 산악용으로 출시되며 일상복으로는 600~700의 수치도 훌륭하다.

▲겉감

겉감 소재도 잘 살펴봐야 한다. 패딩 겉감은 주로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가 사용된다. 여기에 방수·방풍·투습 기능을 갖춘 특수소재를 코팅하는 경우가 많다. 고어텍스, 윈드스토어 등은 눈이나 비를 막는 데 뛰어나다.

한편 다운패딩의 경우 조류의 가슴 솜털을 얻기 위한 작업방식이 상당히 잔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구스다운 패딩 한벌을 만드는 데 15~20마리의 거위가 산 채로 털이 뽑힌다.

동물복지를 생각한다면 '윤리적 다운제품 인증(RDS, Responsible Down Standard)' 여부를 확인해보자. 혹은 인공 충전재를 사용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소재인 웰론은 오리털을 모방한 인공 충전재로, 천연소재에 비해 저렴하면서 일반 솜보다 가볍고 따뜻하다. 

◆패딩 디자인도 천차만별
'푸퍼'라고 불리는 숏 패딩이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몽클레르 1952·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디자인 역시 주요 선택사항이다. 패션업계에선 올해 패딩의 길이, 색상, 핏 등을 한층 다양화했다. 특히 올 겨울엔 숏패딩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90년대 유행했던 짧고 빵빵한 ‘근육맨’ 패딩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이런 패딩을 가리켜 ‘푸퍼(Puffer‧복어)’라고 하는데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는 2018 F/W 시즌 컬렉션에 일제히 ‘쇼트 푸퍼’를 선보였다. 

이에 국내 브랜드들도 올해 숏 패딩을 내놓기 시작했다. 숏패딩은 롱패딩에 비해 가리는 부분이 적지만 활동성이 좋은 장점이 있다. 숏패딩은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기장이 다리가 길어보이는 효과를 준다.
하지만 여전히 대세는 롱패딩이다. 롱패딩은 신체의 많은 부위를 보호할 수 있어 보온성이 우수하다. 특히 기존에 출시된 롱패딩이 무릎길이였다면 요즘은 발목까지 오는 ‘엑스프라 롱’ 패딩이 인기다. 이는 길이가 100~120cm에 달하는 제품으로 ‘이불패딩’, ‘침낭패딩’이라고 불린다.

아디다스 '3STR 롱다운 파카'. /사진=아디다스 제공

패딩 색상은 검정색과 흰색 등 무채색 계열에서 핑크‧오렌지‧보라‧초록 등 다양한 컬러군으로 확장됐다. 흰색과 핑크색 등 밝은 색상의 패딩은 피부톤을 화사하게 보이게 한다. 피부톤이 어둡다면 남색이나 아이보리에 가까운 ‘미스트’ 색상이 잘 어울린다. 또 왜소한 체격이라면 흰색·베이지 등 밝은 계열을, 몸집이 크다면 검정·남색·진회색 등 어두운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하는 핏에 따라 고를 수도 있다. 패딩은 일자핏을 기본으로 허리라인을 잡아주는 슬림핏, 오버사이즈 핏 등으로 나뉜다. 일자핏은 각종 옷차림에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뛰어나다. 슬릿핌은 패딩 특유의 부해 보이는 느낌을 덜어준다. 슬림핏은 주로 여성복 브랜드에서 출시하는데 퍼, 벨트 등 디테일이 더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오버사이즈 핏의 경우 스트리트 브랜드에서 주로 출시돼 트렌디한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다.
다만 키가 작거나 통통한 사람이 오버핏 롱패딩을 입는 경우 신체의 단점이 부각될 수 있다. 키가 작다면 무릎 위로 오는 기장의 제품을 입는 것이 좋다. 일반 체격의 사람이라도 겨울철에는 옷을 여러겹 껴입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치수 큰 제품으로 살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색상의 패딩을 내놓은 MLB. /사진=MLB 제공

◆올바른 패딩 관리·세척법
패딩은 수납공간이 넉넉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형태의 변형을 줄 수 있는 옷걸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패딩 사이에 신문지나 종이를 끼워 보관하면 습기를 예방할 수 있어 복원력에 큰 도움을 준다.

패딩의 목덜미와 손목, 밑단 부분은 오염되기 쉬워 평소 틈틈이 관리해야 한다. 화장품이 묻은 부분은 클렌징 워터나 티슈로 가볍게 두드려 준 후 흐르는 물에 닦아준다. 심한 오염 부위는 울 샴푸를 솔에 묻혀 닦아내는 것이 좋다. 

다운패딩은 반드시 물세탁을 해야 한다. 드라이크리닝을 하면 충전재에 포함된 유분이 빠져나가 보온성이 떨어진다. 패딩을 세탁할 때는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베이킹소다와 울샴푸를 풀어 손세탁하는 것이 좋다. 때가 많이 탄 부분은 부드러운 솔이나 스펀지로 문질러 주는 것이 좋다.

이후 패딩을 뒤집은 채로 세탁망에 넣어 세탁기 울세탁 코스로 돌린다. 탈수를 마치면 평편한 곳에서 패딩의 뭉친 부분을 두드려 펴준다. 패딩은 열을 가하면 솜의 부피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