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사진=NXC
김정주 NXC 대표의 보유지분 매각이 현실화된 가운데 다양한 인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게임업계에서는 해외기업에 인수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매각 주체에 따라 국내 게임산업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겸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김 대표의 넥슨 매각배경에 대해 “모바일게임 전환 지연과 저조한 실적 때문”이라며 “김 대표가 국내와 해외에서 넥슨의 성장성에 의문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넥슨 매각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중국기업 텐센트의 인수설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정부의 게임규제 정책으로 내수시장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중국정부가 내자판호를 발급하기 시작했지만 두 차례 진행한 허가목록에 텐센트 게임은 배제됐기 때문.

텐센트가 넥슨을 인수할 경우 넥슨의 게임 지적재산권(IP)를 흡수하는 한편 매년 1조원에 달하는 로열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해외시장 가운데 유저 1인당 결제금액(ARPU)이 높은 한국과 일본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도 텐센트 입장에서 매력적인 조건이다.

그러나 텐센트가 넥슨을 직접 인수할 경우 중국기업에 매각했다는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렵다. 텐센트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넥슨을 인수하는 다자간 콘소시엄 매각 방식이 대안으로 꼽힌다. 홍콩이나 미국 사모펀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텐센트가 배후에 존재하면서 인수하는 형태로 디즈니·사모펀드·텐센트 같은 다자간 협업이나 대리인이 개입하는 변형 방식도 가능하다.


국내 게임업계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부분 매각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디즈니. 넷마블 등 국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모델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엔씨소프트나 넷마블 참여여부에 따라 3N사의 동맹체제를 구축할 수 있고 넥슨 개발력과 퍼블리싱 기능을 보존하는 형태가 가능하다. 게임사업 부분을 국내기업이 인수하는 한편 부가사업의 경우 해외업체에 매각해 산업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매각이 실패하고 현 체제를 유지하는 형태다. 기존 넥슨 지배구조는 한국 대기업의 구조와 유사하다.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은 98.64%로 지주사를 통한 직간접적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매각이 실패할 경우 김 대표의 심리적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고 넥슨 일본법인이나 넥슨코리아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수 명지대 교수가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넥슨 매각사태를 통해 국내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전망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국내 게임업계 입자에서는 세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며 “김 대표는 한국 게임산업을 해외에 팔았다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신중히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반면 김정수 명지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결론적으로 당장 넥슨을 사갈 수 있느 곳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디즈니나 비방디그룹 등 해외기업의 경우 게임분야에 대한 IP소유욕이 적고 현실적으로 중국 및 일본기업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넥슨이 이번 계기로 글로벌파트너를 끌어들인다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