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 후 낙담한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 /사진=로이터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사상 초유의 ‘교체지시 불복’이 나온 가운데 경기 도중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을 진정시켰던 센터백 안토니오 뤼디거가 당시 상황과 관련해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로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아쉬운 준우승을 거뒀다.
맨시티에게 점유율을 내준 채 역습 축구를 구사한 첼시는 실점하지 않은 채 경기를 잘 풀어갔다. 그러나 첼시 역시도 결정력 부재로 득점에 실패하면서 승부차기까지 승부가 이어졌고, 조르지뉴와 다비드 루이스가 실축하면서 맨시티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이날 경기보다 더 관심을 모은 장면은 첼시 골키퍼 케파의 ‘교체지시 항명’이었다. 케파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다리 근육 경련을 호소하면서 그라운드에서 쓰러졌고 이를 본 사리 감독은 승부차기에 강한 윌리 카바예로를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맨시티에서 활약한 카바예로는 맨시티 선수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2015-16시즌 리버풀과의 리그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3차례나 선방한 경험이 있었기에 사리 감독의 부름을 받게 됐다.

하지만 케파가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한 채 그대로 승부차기에 임하면서 사태는 커졌다. 사리 감독은 경기 내내 들고 다니는 수첩을 집어 던지는 등 분노를 표했고 이를 본 뤼디거는 사리 감독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케파는 자신만만하게 승부차기에 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진 못했다. 이후 케파를 향한 엄청난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해가 있었다. 감독 명령에 불복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며 뒤늦게 해명했다.


사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해가 있었다. 나는 그가 승부차기에 임할 수 없을 거라 판단했는데 그런 상태는 아니었다. 팀 주치의가 벤치에 돌아왔을 때야 상황을 이해했다. 그가 옳았다”며 케파를 감쌌다.

이와 관련해 뤼디거는 ‘Viasport’와의 인터뷰에서 “감독과 선수간 대화를 나눠야 했던 상황이었다”면서 “그 상황과 관련해 많은 부분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점은 사리 감독과 케파가 그것과 관련해 이야기할 것이며 이후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며 두 사람이 대화 후 오해를 풀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첼시의 주장인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는 "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겠다. 내가 경기장 반대편에 있다 보니 상황을 정확하게 못 봤다. 그래서 그 상항에 대해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반면 현지 매체 '데일리미러'에 따르면 루이스는 케파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코치의 결정을 존중하라고 말했다"며 그에게 충고를 건네는 등 선수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