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건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가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넥슨
“한국 게임들의 과거 이야기들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왜 과거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한국 게임들이 발전이 없다고 하는 것은 과거가 너무 빨리 유실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개발자들의 기억, 경험 속에 있는 것들을 기록하고 나누는 것이 앞으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동건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는 ‘2019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이같이 말했다.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로 기조강연에 나선 김 PD는 2004년 출시한 온라인 MMORPG 마비노기를 사례로 들었다.

기조강연에서 김 PD는 “고등학교 때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해 이제 경력만 30년이 넘었는데 처음엔 좋아서 시작했다”며 “대학 전산실에서 네트워크 게임을 만들었었는데 이를 계기로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온라인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넥슨에 입사해 조금 튀는 기획서를 제안했고 마비노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며 “데브캣 스튜디오도 그때 처음 생겼는 데 개발 과정에서 3D 그래픽 구현, 개발 DB 도입, 카툰렌더링, 자체 개발 엔진 사용 등 다양한 불안 요소가 있었지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통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마비노기를 개발할 때 기존 게임들보다 더 다정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친절한 조력자가 있고 작은 것을 유저들이 함께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 이 과정에서 ‘나오’라는 유명 NPC, 마비노기 스토리, 작곡 시스템 등 특유의 콘텐츠들이 탄생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초기 기획과정부터 개발과정, 성과 등을 모두 담아낸 ‘마비노기 개발 완수 보고서’도 제작했다.


2019 NDC가 진행중인 넥슨 판교사옥. /사진=채성오 기자
그렇다면 그 이후는 어떨까? 현재 데브캣 스튜디오에서는 마비노기 모바일을 만들고 있다. 옛 게임의 충실한 복각보다 과거의 마비노기가 주었던 느낌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을 현 시점에 맞춰서 다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김 PD는 “마비노기는 운이 좋게도 아직 게임을 서비스 하고 옛날 자료도 많이 남아있다”며 “이번 발표는 다음 세대의 더 나은 게임이 나올 때 토양이 되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진행했고 다른 게임도 이렇게 공개된 기록으로 이야기 되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의 게임들이 각각의 점으로 존재하고 있고 그 점들이 각자 사라져가고 있다”며 “우리는 각각의 점을 이어서 미래의 게임으로 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9 NDC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과 GB1타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인근지역 일대에서 26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