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티파이 페이스북
음원스트리밍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국내 진출을 공식화 했다는 소식이 음원시장에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미국에서 ‘애플뮤직’(Apple Music)과 유료가입자 규모에서 1·2위를 다툴 만큼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미 전세계 79개국에 진출한 스포티파이는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저작권 신탁단체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2억명에 달하는 스포티파이가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국내 음원플랫폼 시장에도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료·큐레이션 “경쟁력 충분”
국내 음원스트리밍시장은 멜론, 지니뮤직, 플로, 네이버뮤직, 벅스 등 5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멜론이 44.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지니뮤직(22.3%)와 플로(17.3%)가 뒤를 이었다.
스포티파이의 최대 강점은 조건부 무료 스트리밍과 큐레이션서비스다. 2008년 다운로드 중심의 음원플랫폼시장을 스트리밍으로 돌려 세운 스포티파이는 광고가 깔린 무료버전으로 초기 모객에 성공했다. 광고가 없는 유료버전의 경우 월 9.99달러(약 1만1464원)로 오프라인에서도 음원을 청취할 수 있다.
취향별 맞춤서비스도 강력한 기능으로 꼽힌다. 약 4000만곡에 달하는 방대한 음원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하기 때문에 이른바 ‘찰떡 취향’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무료+큐레이션+대규모 음원’ 등의 강점이 돋보이는 플랫폼이다.
출시시기도 적절하다. 연내 스포티파이가 출시될 경우 5G 상용화와 맞물려 안정적인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맺은 스포티파이는 갤럭시S10 시리즈를 구매한 고객에게 프리미엄버전 6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서비스가 결정되면 관련 프로모션이 적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요층도 명확하다. 현재 스포티파이는 ‘K-POP’ 카테고리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어 국내 아이돌 팬덤층에게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K-POP 장르가 존재하는 만큼 한국 출시가 유력하다는 가설도 설득력을 얻는 상황.
IT업계 관계자는 “월정액 형태의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갤럭시S10 5G 버전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서비스가 시작될 경우 스마트폰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나 스마트폰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을 반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플뮤직 선례, 영향 받을까
스포티파이의 국내 음원시장 진출에는 ‘저작권’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검증받은 애플뮤직도 2016년 한국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했지만 현재 1%대 점유율에 그친 상황이다. 저작권 등의 문제로 국내 플랫폼보다 들을 수 있는 음원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설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등 4개 단체 측은 이렇다할 입장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를 하더라도 국내 저작권 신탁단체와의 음원유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제2의 애플뮤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포티파이가 국내 저작권 신탁단체와 협의중이라는 내용도 출처가 불분명해 상황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 머니S가 국내 저작권 신탁단체에 문의해본 결과 “스포티파이와는 이메일을 한 번 정도 주고받은 것이 전부”라며 “사실상 현 단계에서는 저작권 단체와 논의를 하지 않았고 국내서비스를 위한 문의도 못 받았다. 실무자도 정해지지 않아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받았다.
국내 음원플랫폼들은 무료 혜택이나 할인 서비스를 늘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부분이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단계에 머물렀다. 음원플랫폼 유통사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국내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타격이 없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는 데다 국내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서비스고도화에 집중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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