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청소년기의 성교육은 아직까지 그 적정수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감출수록 호기심을 자극시킬 것 같아 고민되지만 한편으로는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처음 배우는 ‘성’ 지식이 왜곡된 문화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가르침을 전달하는 교육자나 부모 입장에서는 큰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 <오티스의 비밀상담소>도 청소년기 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영국에서 제작된 이 드라마의 원제는 ‘섹스 에듀케이션’(Sex Education)으로 국내용 번역제목이 콘텐츠 내용에 더 가깝다.

이 드라마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사춘기 소년 ‘오티스’(에이사 버터필드 분)가 비밀상담소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일반의 범주에서 벗어난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성 상담을 해주며 친구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담았다.


/사진=넷플릭스
청소년기의 성 이슈를 다루다보니 표현도 과감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이 다행이라 느껴질 만큼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피임법, 성기노출, 성관계 등이 과감하게 드러난다. 이런 표현법은 그간 관련 장르의 드라마가 감추고 묘사에 치중했던 부분과 확연한 차이를 둔다.
<오티스의 비밀상담소>는 이런 사실적 표현으로 강렬한 비주얼 쇼크를 전달하면서도 그 장면이 이야기의 흐름을 깨거나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설명한다.

주인공 오티스는 비밀상담소를 운영하며 자신을 찾아온 상담자들에게 ‘자신에게서 해결책을 찾기’와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것’을 주문한다. 10대 청소년이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틀 안에 상담자 개인이 가진 고민이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짚어낸다. 이를 표현하는 데 있어 다소 선정적 표현이 사용되지만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음란하거나 선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기 어려워진다.

청소년은 호기심이 가득하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과도기에 놓인다. <오티스의 비밀상담소>가 그리는 10대들 역시 자신을 둘러싼 외형적 굴레 속에서 내면적인 자아를 찾는데 집중한다. 오티스 역시 부끄러운 성격으로 항상 주변인의 삶을 살던 캐릭터로 그려지다 상담을 거듭할수록 본인도 내면의 정체성을 갖기 위해 발버둥친다.


오티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메디브. /사진=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중 한장면
우연한 계기로 상담소를 함께 운영하는 ‘메디브 와일리’(에마 매키)와 성 상담사이자 오티스의 엄마(질리언 앤더슨 분)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오티스의 모습도 농밀하게 표현한다.
아직은 말하기 힘든, 하지만 언젠가 이야기 해야할 청소년에 대한 성교육.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오티스의 비밀상담소>는 우리 사회가 부끄럽고 감추려고만 하는 성지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