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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달새 A형간염 확진자가 110명을 넘어서면서 간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A형간염은 상반기만 해도 이미 지난해 5배를 넘어섰으며 지금까지 확진자는 1만1000명을 돌파했는데,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대로 알려지면서 예방·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형간염, 6개월내에 99% 회복
바이러스성 간염은 매년 전세계 150만명의 사망 원인이다. 이는 에이즈로 인한 사망 숫자와 비슷하다. 간염 바이러스는 간에 최적화한 바이러스로 간세포를 직접 파괴하지 않고 영양이 풍부한 간세포 내에 기생하며 증식한다.
감염된 간 세포는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공장으로 활용되고, 바이러스는 간 세포에 침투해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며 혈액 속에 배출한다. 간염은 6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급성간염과 그 이상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간염으로 구분된다.
심재준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교수는 “A형 간염 환자의 99%는 6개월 이내에 회복되는 급성간염임에 반해 B, C형 간염은 대개 만성간염으로 진행돼 간경변이나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며 “B, C형 간염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D형 간염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드물게 관찰되며, E형 간염은 동남아지역에서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심재준 교수는 “E형 간염의 경우, 최근 국내에서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고기를 제대로 익히지 않고 섭취한 후 감염된 사례가 관찰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C형간염, 간암 위험 높여
간암은 대부분 만성 간질환 환자에게 발생한다. 그중 만성 B형 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그 비중은 약 75%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출생 시 모체로부터 전염된다. 이 시기는 체내의 면역체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제거되지 않으며 약 90% 정도가 만성화된다. 반면 성인의 경우에는 주로 오염된 바늘에 찔리거나 성 접촉 등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다행히 성인에서의 만성화율은 5% 미만으로 낮은 편이다.
심재준 교수는 “국내 B형 간염은 대부분 출생 당시에 감염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함께 지낸 기간이 매우 길다”라며 “간경화나 간암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40세 이상부터는 일년에 적어도 두 번, 간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C형 간염은 B형과 달리, 주로 성인기에 감염되며 약 60~70%의 감염자가 만성으로 진행된다. 전파 경로는 주로 혈액과 체액이다. 과거에는 수혈을 통해 전염되었지만 정밀한 혈청검사가 등장하면서 수혈을 통한 감염은 완전히 예방되고 있다.
심재준 교수는 “최근 문신이 상용화함에 따라 C형 감염에 대한 위험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문신 이외에도 무허가 영양주사, 정맥마약, 성접촉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먹는 약으로 바이러스 억제 가능
C형 간염은 경구 약제로 완치가 가능하다. 기존 치료제인 인터페론과 비교해 경구 복용이 가능하고 몸살, 두통, 발진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치료 효과는 95% 이상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기간도 기존의 6~12개월에서 2~3개월로 단축됐다.
심재준 교수는 “B형간염의 경우 완치 수준으로 바이러스를 억제시킬 수 있는 경구약제가 활용되고 있다”며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하는 특정한 효소를 차단해 치료효과를 나타내는데, 하루에 한번씩, 장기간 복용을 하면 간경병증과 간암 발병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약제 중단 시 재발 위험과 드물지만 내성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치료 약제의 선택은 기저 동반 질환 등을 바탕으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이 우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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