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듀티 모바일 배틀로얄 모드. /사진=박흥순 기자

그간 일인칭슈팅게임(FPS) 장르는 다른 게임과 달리 모바일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롤플레잉, 전략시뮬레이션, 보드게임 등이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을 옮기며 승승장구했지만 FPS는 예외였다. FPS는 미세한 컨트롤로 다른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전투를 벌여야하는데 모바일은 그 긴장감과 조작성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흥행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던 지난 1일 FPS 명작 ‘콜오브듀티’가 모바일로 등장했다. 콜오브듀티는 FPS장르의 명작으로 분류되는 시리즈로 국내외에 수많은 FPS 마니아를 양산한 게임으로 매 작품 수백만장이 판매된다.


과연 스마트폰에 이식된 콜오브듀티는 어떤 모습일까. 직접 체험해 봤다.

◆손맛 제대로 살린 ‘콜옵 모바일’

결론부터 말하면 콜오브듀티 모바일은 기존 모바일 FPS와 분명 다른 게임성을 지녔다. 달리고 점프하는 것은 물론 벽을 뛰어넘고 미끄러지듯 앉으며 엎드린 상태로 이동할 수도 있다. 비조준 사격과 조준사격 등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도 있고 1인칭과 3인칭을 변경할 수도 있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했다.

/사진=박흥순 기자

작은 모바일 화면이지만 특유의 타격감은 여전하다. 특히 한번에 적을 여러명 잡을때의 쾌감은 원작을 그대로 재현했다. 단말기의 특성상 그래픽과 사운드는 밋밋한 느낌이었지만 ‘손맛’을 느끼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었다.
게임은 팀을 이뤄 적을 섬멸하는 ‘멀티플레이’와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 두가지 모드로 즐길 수 있다. 멀티플레이는 크게 데스매치와 수색 및 파괴로 구분된다. 데스매치는 5명이 한팀을 이뤄 적을 50명 먼저 제거하는 팀이 승리하며 수색 및 파괴는 각 라운드 리스폰 없이 목표물을 파괴하거나 이를 저지하는 방식이다.


눈에 띄는 점은 원작에서 구현된 킬하우스, 누크다운, 크로스파이어 등의 맵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작은 변화는 있었지만 원작을 플레이 해본 이용자는 반가움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다. 또 다양한 총기 부착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다.

결제유도 시스템은 중국산 게임 모습 그대로다. /사진=박흥순 기자

◆발열·결제 유도 극복해야
개선해야 할 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발열이 심각한 수준이다. 게임 그래픽을 중간으로 낮추더라도 배틀로얄 모드 한판을 하고 나면 단말기가 손난로 수준으로 뜨겁게 달아 오른다. 발열이 심한만큼 배터리 소모량도 많다. 한번 게임을 하고 나면 20% 이상 배터리가 소모된다.

수시로 등장하는 결제유도 팝업도 게임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다. 무료로 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각종 스킨을 유료화해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은 게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가격도 독창적인 스킨은 개당 2만4000원에 육박할 만큼 고가다. 밸런스를 파괴할 수 있는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전반적으로 게임은 잘 만들어졌으나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간단하게 한두판 즐기는 경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겠지만 오랜시간 플레이어를 붙잡아 둘 만큼의 게임성은 분명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