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자동차 할부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가의 자동차를 한꺼번에 현금을 주고 사기에는 부담스러워서다. 은행 문턱은 사실상 높아 일반적으로 차량 구입 시 자주 찾게 되는 곳이 카드사의 할부금융이다.
카드사 또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새 먹거리로 떠오른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영토 전쟁을 벌인다. 그동안 자동차 금융시장은 캐피털사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카드업계에도 매력적인 수익처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규모는 약 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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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1년새 5%↑━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을 하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의 올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총 7조69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는 55.7%나 늘어난 514억원을 기록해 5개 카드사 중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2조9202억원을 기록해 43.5% 급증했다.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규모 1위인 신한카드는 15% 늘어난 3조1771억원을 달성했다.
5개 카드사의 올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당기순이익은 64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대비 3.7%(23억원) 늘었다. 이 중 신한카드가 310억원으로 12.6% 늘었고 KB국민카드는 221억원으로 45.3% 증가했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악화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도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올 1분기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1조6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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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카드, 중고차 할부금융시장 겨냥━
중고차 거래 시장은 신차의 2배 규모인 370만대 수준인 데 비해 중고차 매매와 연계된 금융시장은 전체 거래의 10% 수준인 5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신한·KB국민카드는 이를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로 겨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원스톱 자동차 금융 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오토’를 기반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마이오토는 최저 연 1~3.2% ‘저금리’형, 대출금의 최대 1%까지 돌려받는 ‘캐시백’형 등 두 가지 할부 상품으로 구성된다. 또 신한카드는 다음달 준공 예정인 충남권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 ‘오토메카 인(in) 천안’과 지난 4월 할부금융 제휴 협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차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 전용 신용카드 ‘신한카드 마이카’(MY CAR)를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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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우리카드, 신차 자동차할부에 중점━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신차 중심으로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2018년 5월부터 모바일로 자동차 할부금융 한도를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는 ‘롯데카드 다이렉트 오토’ 서비스를 운영한다. 연 1.6~3.8%의 이자율로 최대 60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말 출시된 ‘카정석 오토’(Auto)라는 자동차 금융 브랜드를 앞세워 자동차할부금융시장에 고삐를 당겼다. ‘카정석 다이렉트할부’의 연 금리는 1.9~5.5%이며 최대 0.5%를 캐시백해준다. 우리카드는 이달 서울 강동캐피탈지점과 경남 창원캐피탈지점 등 2곳을 신설해 자동차 금융영업소를 11개 지점으로 늘렸다.
삼성카드도 자동차금융 플랫폼 ‘다이렉트 오토’의 인기에 힘입어 2017년 12월 모바일 중고차 금융서비스인 ‘다이렉트 오토 중고차’를 출시했다. 이어 2018년 7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다이렉트 신차 카드할부’도 내놨다.
하나카드는 내년 1월부터 자동차할부금융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는 10월부터 카드사 레버리지(부채) 배율 규제를 완화하는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이 시행되면서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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