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IT공룡들이 금융서비스를 본격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1억명이 다녀가는 거대 플랫폼을 무기로 보다 편리하고 간편한 금융혁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다./사진=이미지투데이
[주말리뷰]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핀테크 업체의 금융시장 공습이 시작됐다.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카카오톡)의 회원수는 각각 4000만명으로 추정되고 토스는 1700만명이다.
세 업체의 총 회원수만 1억명에 육박한다. 1억명이 다녀가는 플랫폼을 앞세워 IT공룡이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통장·보험·증권·간편송금' 없는 게 없는 핀테크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달 열린 대출서비스 출시 간담회에서 “금융사업자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시장 진출 전략은 명확하다. 직접 금융인가를 받고 카카오뱅크, 카카오보험(가제) 등 은행과 보험사를 설립하려는 카카오와 달리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금융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출시된 ‘네이버통장’의 경우도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탄생한 상품이다. 기존 금융권 상품에 네이버 서비스를 가미한 후 ‘네이버’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상품을 판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당국 규제를 피해가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현재 네이버가 가진 플랫폼 파워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출시할 대출서비스는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우선 판매된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 힘든 사업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취지다. 곧 출시할 예정인 이 상품은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을 잡은 결과물이다.

네이버는 이미 30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강력한 플랫폼·결제서비스·통장·보험서비스 등을 모두 묶어 거대 금융플랫폼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1호 인터넷뱅크인 케이뱅크보다도 먼저 1000만명 가입자를 유치한 카카오뱅크를 통해 금융업 확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증권도 시작해 파이를 확장하고 있으며 곧 생활밀착형 간편보험상품을 내놓을 ‘카카오보험사’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표=김영찬 기자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손해보험사와 제휴해 의무보험상품인 자동차보험을 내놓으면 보다 손쉽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플랫폼을 통해 생활 속에서 보장을 받는 간편보험을 출시하면 기존 미니보험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간편송금서비스를 통해 170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토스는 결제와 보험시장 진출로 금융업을 확장 중이다. 먼저 토스는 이달 초 전자결제(PG) 서비스 업체인 ‘토스페이먼츠’를 출범시켰다.


온라인에서 고객이 보다 안전하게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카드사와 대표로 가맹계약을 맺고 쇼핑몰 결제를 대행해주는 식이다. 9월에는 가맹점 대출이나 매출데이터 분석 등이 담긴 ‘결제창 혁신 서비스’도 출시한다.

보험중개판매를 진행하는 ‘토스인슈어런스’는 이달 14일 보험설계사 영업지원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인 ‘토스보험파트너’와 토스 사용자들이 보험설계사를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보험 전문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가 제공하는 고객의 보험 보장분석 리포트, 고객 정보 등을 보험설계사에게 제공하는 식이다. 설계사는 보험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토스에 가입해야 한다. 토스는 국내 40만 설계사를 집중 공략해 보험시장 파이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본점/사진=뉴스1
카카오 본사/사진=뉴스1

2030 고객 뺏길라… 미래금융 패권전쟁 불붙었다
핀테크사의 금융시장 진출은 2030세대의 활발한 금융서비스 이용을 불러 일으켰다. 기본적으로 간편함과 편리함으로 무장한 핀테크 금융서비스는 2030세대의 입맛을 충족시켜준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재밌는 캐릭터와 함께 간편 대출과 적금상품 등으로 2030세대를 사로잡았다. 지난해 7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카카오뱅크 고객의 60% 이상은 2030세대다.

네이버가 내놓을 대출상품도 2030 온라인 소상공인이 타깃이다. 앞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놓을 금융상품도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편의성을 강화하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할 가능성이 높다.

핀테크사의 금융시장 진출과 관련, 금융사들의 '진짜 걱정'은 바로 이 지점이다. 미래고객을 핀테크업체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다. 사실 금융사도 간편 모바일서비스를 대폭 확장해 이용자 편의성 등에서 핀테크사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지만 젊은 금융소비자들은 보다 친숙한 네이버나 카카오가 주는 브랜드 파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세대가 기존 금융사보단 새로운 것이 더해진 핀테크사의 금융서비스에 더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