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애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69세'가 여러 국제 영화제의 초청을 받고 있다.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임선애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69세'가 여러 국제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받았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여성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걸어나가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배우 예수정 등이 주연을 맡았다. 한국 영화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장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약자가 감내해야 할 편견과 시선에 대한 화두를 던져 국내·외 영화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69세'는 지난달 온라인으로 개최된 홍콩 Filmart에 소개된 이후 중화권 배급사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중국 배급사 Hi-Show Entertainment와 대만 배급사 AV-Jet International이 영화를 보자마자 구매 의사를 밝혀 계약이 성사됐고 그 외 아시아와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도 관심을 보였다.


제22회 타이베이영화제와 제4회 더 원 국제 여성영화제, 이스라엘 하이파 국제영화제, 터키 International Crime and Punishment Film Festival 등에 초청된 '69세'는 이어 제29회 미국 하트랜드 국제영화제와 제40회 프랑스 아미앙스 국제영화제, 2020 호주한국영화제에도 초청돼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하트랜드 국제영화제 측은 "임선애 감독은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노인 성폭행 확산에 대한 트라우마를 강력하면서도 절제력 있게 표현했다. 우리의 의식을 일깨우는 작품일 뿐 아니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새로운 관점과 흥미로운 요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어 "자랑스럽게 '69세'를 선보이려고 한다"며 초청의 이유를 밝혔다.

프랑스 아미앙스 영화제 측은 "'69세'는 매우 감각적이면서도 강렬하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섬세하고도 힘있게 묘사하는 임선애의 데뷔작을 상영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특히 배우 예수정의 연기를 보며 이 영화는 반드시 필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극찬했다.

임선애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69세'가 여러 국제 영화제의 초청을 받고 있다. 사진은 배우 예수정.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호주한국영화제 측은 "극중 '효정'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전 세계에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가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당사자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에 어떤 자세로 접근해야 할 지 그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호주 관객들에게도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69세'는 국내 팬덤 '봄볕단'을 만들어 낼 정도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장년 여성의 트라우마라는 소재로 성별과 연령을 초월한 관객들의 지지를 얻고 있어 힘든 시국에서도 의미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