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랭글러가 추구하는 기본 가치를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개방형 적재공간을 설치해 차의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 ‘랭글러’는 자유로움 그 자체다. 자동차 그 자체를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다. 꼭 한번 소유하고픈 마음을 들게 하는 이 차는 어른들의 장난감이자 로망이다. ‘글래디에이터’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픽업트럭’이다. 랭글러가 추구하는 기본 가치를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개방형 적재공간을 설치해 차의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컨버터블 픽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2018년 LA오토쇼에서 세계최초공개된 이후 큰 관심을 받은 차종이다. 전통적인 디자인은 물론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에 첨단기능과 다용도 적재공간까지 갖췄기 때문. 보다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려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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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적인 이들을 위한 차━
후면의 사각형 LED 테일램프는 지프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을 유지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글래디에이터는 멀리서 봐도 지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유의 ‘7슬롯 그릴’을 유지했고 동그란 헤드램프와 범퍼, 깍두기처럼 네모난 차체 디자인을 갖췄다.후면에는 사각형 LED 테일램프가 지프 차종만의 멋을 뽐내며 측면에는 강철 락 레일(Rock Rail)이 장착돼 오프로드 주행 시 차체 손상을 막는다.
트럭 베드 크기는 세로x가로x높이가 약 153x145x45cm다. 베드 안쪽 좌우에는 LED 조명이 있고 각 모서리에는 고정용 고리가 설치됐다. 물론 230V AUX 파워 아웃렛도 있어서 캠핑 등 아웃도어 시 활용도를 높였다.
적재함의 바닥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처리됐으며 ‘롤-업 소프트 토너 커버’(Roll-Up Soft Tonneau Cover)가 장착돼 화물 공간을 보호하면서도 깔끔한 외관을 연출할 수 있다.
실내공간은 랭글러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업그레이됐다. /사진=박찬규 기자
실내공간도 신경 썼다. 실내를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스타일에 고급스러움을 살짝 가미했음을 느낄 수 있다. 빨간색 박음질 된 가죽시트와 스티어링휠, 두툼한 기어봉,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로 마감된 각종 다이얼도 눈에 띈다. 동그란 송풍구는 단순하면서 네모난 차체 디자인과 대비되는 포인트다.
다양한 활동을 고려한 여러 수납공간도 나름 알차게 마련했다. 도어엔 그물로 된 주머니가 있고 글로브박스와 센터 콘솔은 크진 않지만 이것저것 넣어두기엔 충분하다.
숨은 적재공간과 함께 숨은 ‘블루투스 스피커’도 발견할 수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숨은 수납공간도 있다. 60:40으로 접히는 2열 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시트 뒤 숨은 공간이 나타나고 2열 시트 하단에는 언더 시트 스토리지가 마련됐다. 왼쪽 시트에는 잠금식 2열 시트 비하인드 스토리지가, 오른쪽엔 탈부착식 언더 시트 스토리지가 적용된다. 지붕을 열어둘 때가 있어서 잠글 수 있는 숨은 적재공간을 마련해둔 것이다.
숨은 적재공간과 함께 숨은 ‘블루투스 스피커’도 발견할 수 있다. 2열 오른쪽(조수석 뒤) 시트 등받이 뒤편에 장착돼있는데 어디서든 음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생활방수도 되고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충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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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가 더 편안한 차━
웬만한 오프로드에서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주행이 가능한 차다. /사진=박찬규 기자
시승한 글래디에이터는 3.6리터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84마력(ps, @6400rpm), 최대토크 36kg.m(@4400rpm)의 성능을 자랑하며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온로드에서 가속할 때 힘은 충분하지만 시승차에 기본으로 끼워진 머드트레인 타이어는 오프로드 주행이 목적이다. 소음과 주행질감 면에서 불편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물론 네모난 생김새 탓에 더 크게 들리는 풍절음, 거친 소리를 뿜어내는 엔진룸에서 들리는 온갖 소리를 감수해야 한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차를 탈 수밖에 없고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압도적인 오프로드 성능 덕분이다.
웬만한 오프로드에서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쉬운 주행이 가능하다. 조금 험한 길이라면 ‘4L’(사륜 로우기어)로 기어를 바꾸면 된다. 엔진의 강한 힘을 천천히, 꾸준히 뿜어낼 수 있는 섬세한 모드다.
글래디에이터의 오프로드 성능은 꽤 인상적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일반적인 자동차로는 가기 어려운 길도 아주 거뜬히 돌파한다. 태생부터 오프로더인 만큼 험로주행을 위한 각종 기능을 두루 갖췄고 구조 자체도 남다르다. 오프로드에서는 온로드에서 느꼈던 온갖 불만이 싹 사라진다.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 장치를 통해 한층 여유로운 서스펜션 트래블을 구현할 수 있다. 커다란 돌 등의 높이 차이가 있는 장애물을 넘을 때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글래디에이터의 오프로드 성능은 꽤 인상적이다. 40.7도의 진입각, 18.4도의 램프각(측면 기울기), 25.0도의 탈출각을 갖췄고 최저지상고는 250mm, 최대 도하 깊이는 760mm나 된다. 경사가 급한 언덕을 오르내리거나 성인 무릎 위까지 오는 물도 거뜬하다는 의미다.
견인고리 장착을 위한 히치도 기본이다. 최대 견인력은 2721kg으로 카라반도 충분히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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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불편하지만 다양한 매력 느낄 수 있어━
앞좌석 공간은 괜찮지만 뒷좌석 공간은 아쉽다. /사진=박찬규 기자
수년 전 지프 ‘랭글러’를 생각하고 글래디에이터를 탄다면 깜짝 놀랄 만큼 변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상조차 어려울 만큼 변화 폭이 크다. 장거리 여행에 도움을 주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이 탑재돼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면서 운전이 가능하다. 다만 차선이탈 경보만 할 뿐 차로 유지는 안 된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스티어링휠을 전자식 대신 유압식을 고수했기 때문.
차 길이가 5.6미터나 되기 때문에 후방카메라는 필수. LED 헤드라이트는 시야확보가 잘 된다. 차체 곳곳 프레임이 두꺼워서 사각이 많지만 차로변경 시 위험을 경고해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글래디에이터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노면 상태에 대한 걱정이 줄어든다. /사진=박찬규 기자
차가 높아서 타고 내리기가 힘들고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오프로드를 거뜬히 다닐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노면 상태에 대한 걱정이 줄어든다.
앞좌석 공간은 괜찮지만 뒷좌석 공간은 아쉽다. 공간 자체가 좁은 것보다 뒷좌석 등받이 각도가 세워져 있어서 오래 앉기가 힘들다. 카시트를 설치할 경우 아이들이 불편해 한다는 점은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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