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후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경상북도유교문화회관에서 꽃다발을 들고 환영 나온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7.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안동=뉴스1) 이준성 기자,정재민 기자 = 가난한 농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궁핍한 유년 시절을 보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집권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가 돼 금의환향하자 고향 안동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 지사는 1일 언택트 출마선언과 함께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방문해 세 확인까지 마치는 등 숨 쉴 틈 없는 하루를 보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출마선언에서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저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며 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사는 현재까지 출마선언을 한 여권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출마선언을 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출마 선언을 했지만, 당시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서 진행된 출마 선언에는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취재진 일부가 출입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여권 지지율 1위로, 세 과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급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했다.


실제 이 지사는 출마 선언 이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무명용사들에 예를 표하는 과정에서도 측근인 조정식, 박홍근, 박찬대, 김남국 의원 등 4명의 현직 의원들만 동행했다.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 영상 선언문에서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저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 곁에 있겠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2021.7.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박홍근 의원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최대한 비대면으로 진행해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출발하겠다는 뜻을 일관되게 담으려 했다"며 "첫날이기에 함께 하고픈 의원들의 마음이 굴뚝이지만 정말 작게 가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의 이런 행보는 타 여권 후보들은 물론, 야권 지지율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목적으로도 보인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방식이었다"며 "몰려든 인파의 안전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현충원 일정 이후 민주당이 주최한 '공명선거·성 평등 실천 서약서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 참석한 뒤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의 텃밭 경북을 찾았다.

이 지사는 경북 안동에서의 첫 일정으로 경북 유교 문화회관을 찾아 유림서원을 방문했다. 여권 지지율 1위다운 세 확인은 경북에서 이뤄졌다. 이 지사가 유교 문화회관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역 지지자 100여명이 그를 맞았다.

이들의 손에는 이 지사가 출마 선언에서 언급한 '대동세상'(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과 슬로건인 '이재명은 합니다'란 문구가 적힌 팻말이 들려 있었다.

이 지사가 이날 출마선언 당시 맨 넥타이 색깔이자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풍선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 마음의 뿌리가 어딘가 생각해봤는데 결국 선비 정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영남이 사림의 본고장이고 구한말 가장 충절지사가 많이 나왔고, 독립운동도 가장 많이 했던 곳이다. 언제나 저는 거기에 속해 있던 사람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화답했다.

이어 "안동, 경북 출신임을 잊지 않고 경북이 제게 유전자로 DNA로 남겨준 기개를 잃지 않고 원칙과 정도를 철저히 지켜가면서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서 성실하게 일하는 일꾼이 되겠다"며 "안동이 낳은 자식을 많이 도와달라"고 큰 절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북도민의 노래'를 한 소절 흥얼거렸으며 유림들에게 큰절도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후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경상북도유교문화회관에서 지역 유림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2021.7.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 지사는 이어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했다. 애국지사였던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여사는 부친의 시집을 이 지사에 선물했다. 이육사 시인은 안동 출신의 독립운동가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수립 단계와는 달라서 사실은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서 다시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냐"라면서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이육사 시인 같은 경우도 독립운동 하다가 옥사했지 않냐"며 "그 점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충분한 역사적 평가나 예우나 보상을 했는지 의문이고, 그런 면에서 보면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TK 민주당 정부를 만들어달라'는 한 참석자의 말에 "네 편, 내 편 너무 가리지말고 민주당 이런 것을 따질 것 없이 국민 중심의 정치를 하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후 경북 봉화에 위치한 선친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2일 전남도청에서 열리는 경기도와 전남도간의 정책협약식 참석 등을 위해 전남으로 이동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도산면 이육사문학관을 방문, 이육사 시인 외동딸 이옥비 여사와 손을 잡은 채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2021.7.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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