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밀 현물시세가 폭등하면서 밀가루 가격마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 밀가루 등 원재료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제과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의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제공=뉴시스
미국 밀 현물시세가 폭등하면서 밀가루 가격마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 밀가루 등 원재료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제과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미국소맥협회에 따르면 북반구지역 밀 생산 국가들이 수확시즌에 돌입하면서 밀 물시세(CBOT, KBOT 시카고·캔자스 상품거래소)가 전년 대비 34∼40% 상승했다. 선물가격보다 미국 밀 현물가격의 급격한 상승세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밀 주요 밀 산지인 PNW(Pacific North West)·북부평원, 캐나다 남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됨에 따라 백맥(제과용)과 강맥(제빵용) 작황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산 백맥 현물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2%, 강맥은 40% 상승했다. 선물가격도 지난달 기준 각각 34%, 52% 증가했다.


미국소맥협회 관계자는 "미국 밀 재고량 감소와 추가적인 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생산자 판매 지연 등이 미국산 백맥과 강맥 현물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간에 호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수출국 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걀 가격도 잡히지 않고 있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계란 한판(30구) 소매 평균가격은 7550원이다.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계란 한 판 가격은 1만원이 넘는다. 지난해 7월 계란 한 판은 5000원대에 거래했는데, 1년만에 2배 오른 셈이다.

이미 제빵업계는 올 초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밀가루·계란값 등이 잡히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1위인 SPC 그룹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총 660개 품목 중 약 14.4%에 해당하는 95개 가격을 인상했다. CJ푸드빌 뚜레쥬르도 빵 90여종 가격을 100원씩, 평균 9% 인상했다. 밀가루, 버터, 치즈 등 원재료 가격이 매달 최고가를 경신함에 따라 내린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해태제과는 다음달 1일부터 과자 5개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한다. '홈런볼'과 '버터링' 권장소비자 가격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오른다.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아이비'는 4000원에서 4500원으로 12.5%, '에이스'는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맛동산은 3000원에서 3200원으로 6.7% 인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