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주장 완장을 찬 정혁(오른쪽에서 두 번째)(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정혁이 돌아온 인천에서 행복하게 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혁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인천에서 활약하다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이후 최강 전북에서 무수히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북에서 근 10년을 뛰었던 정혁은 안산 경찰청과 경남 등에서 활약하다 2021년 인천으로 돌아왔다.
인천을 떠날 때 26세 '피 끓는 청년'이던 정혁은 이제 가정을 이룬 '3살 아이 아빠'이자 35세 베테랑이 됐다. 정혁은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돌아온 인천에서의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풀어 놓았다.
정혁은 "인천을 떠날 때는 젊은 선수였는데 이젠 베테랑이 됐다"고 입을 연 뒤 "무조건 돌아오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돌아와야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여름에 합류한 정혁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FC서울전(1-0)을 포함, 4경기에 나서며 곧바로 팀의 중심으로 자리했다. 인천은 정혁이 뛴 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하며 8승6무8패(승점 30), 리그 8위에 자리해 있다. 매번 강등 위협에 시달리던 인천으로선 고무적 결과다.
정혁은 "예전에 인천에 있을 땐 난 젊은 선수였다. 당시 김남일, 설기현, 임중용 등 베테랑 형들이 팀을 잘 이끌어줬다. 이젠 내가 그 형들이 했던 역할을 하는 나이가 됐다"며 "그때 형들이 만들어줬던 '원 팀 분위기'를 나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천은 이번 시즌 정혁에 더해 김광석, 강민수, 김창수 등 베테랑들이 팀 중심을 잘 잡고 있다.
정혁은 "예전에 '잔류 경쟁'을 펼칠 땐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와 보니 지금은 다르다. 베테랑들이 중심이 돼 서로 쓴 소리도 해주고 조언도 해주며 한 마음으로 뭉쳐 있다. 젊은 선수들도 고참들을 진심으로 믿고 의지하며 따라준다. 내가 예전에 인천에 있을 때와 비슷하다"고 고백했다.
더해 정혁은 인천에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혁은 "(강팀) 전북에서 1~2년 있다 온 것도 아니고 거의 9년을 뛰었다"며 "전북에서 터득한 관리법, 승리를 위한 정신력, 패배에 익숙해지지 않는 분위기 등을 인천 선수들에게 잘 전수해주고 싶다"고 제법 상세하게 설명했다.
정혁은 2009년의 정혁과 2021년의 정혁이 달라진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예전에는 내 경기를 뛰는 데만 집중했다. 이제는 팀 전체의 결과와 분위기까지 고려하는 것 같다. 내 가족도 생겼고, 그런 부분에서도 많은 게 달라졌다. 물론 나이가 많아진 것도 속일 수는 없다"며 웃었다.
정혁은 전술적으로도 인천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으로선 최근 아길라르의 중원 파트너를 찾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김도혁, 이강현, 김준범, 최범경 등 다양한 미드필더들이 아길라르의 짝으로 나섰지만, 아길라르가 워낙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라 마땅한 파트너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정혁은 넓은 활동량과 수비 헌신 등을 앞세워 아길라르와 최적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정혁은 이에 대해 "처음 연습을 했을 때도 (아길라르와) 잘 맞았다"며 "아길라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만 전환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나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도 패스를 뿌리다 보니 그런 면에서 잘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1986년생 정혁은 이제 선수 커리어의 후반부를 보내고 있다. 큰 결심을 통해 인천을 선택한 만큼, 길지 않을 축구 커리어에서 이루고 싶은 가치가 있을 터다.
정혁은 "활동량이나 데이터 등이 예전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의 컨디션과 능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팀에 최대한 오래 도움을 주는 게 나의 축구선수로서의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은 인천이 매 경기 승리하는 데만 집중하고 싶다. 굳이 개인 기록을 따지자면, 20-20클럽에 가입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정혁은 K리그 통산 249경기 23골18도움을 기록 중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정혁(가운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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