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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카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카드사는 통상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도 덩달아 올라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1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해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고 같은 해 5월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0.50%까지 내렸다. 이후 지난해 8월과 11월 0.25%포인트씩 각각 인상해 1%까지 올렸다. 전날 추가 인상되면서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1.25%)으로 회복됐다. 지난해 8월 이후 최근 5개월 사이 기준금리는 0.75%나 뛰어올랐다.


이 사이 오른 건 기준금리뿐만이 아니다. 카드사의 비용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사업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오르면 여전사의 조달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은 70% 이상에 달한다.


여전사들이 발행한 여전채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여전채 3년물 평균 금리는 2.496%를 기록했다. 지난달 'AA+' 여전채 3년물 평균금리는 2.360%, 지난해 1월엔 1.255%로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부담이 커진 카드사가 카드론 등 대출상품 금리를 올려 자금조달 비용을 만회할 개연성도 커지게 된다.


여기에 연내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카드사에겐 부담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 인상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지만 경제 성장과 물가 상황, 전망 등을 고려해보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보다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비용도 같이 올라 카드사의 부담이 커지게 되는 구조"라며 "지난해 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올해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는 등 대출규제까지 있어 업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