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극 '태종 이방원'이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들이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제작 중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2주 연속 결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동물권 단체들은 촬영 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동물권단체 카라는 지난 20일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학대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카라 측은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라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니라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이라며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설명했다.

카라 측은 "다수 촬영 관계자들에 확인한 바로는 은퇴한 경주마 등 나이든 말들이 대마업체를 거쳐 촬영 현장에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는 존재인 만큼 촬영장에서 쓰이는 소품이나 도구가 될 수 없다"며 "시청자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상황을 단순히 '안타까운 일'로 매듭짓지 말고 학대 사실에 관해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종 이방원' 제작진 측은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오는 22일과 23일 방송 예정이었던 13·14회 결방을 결정했다"면서 "당초 설 명절을 앞두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편성 예정이던 29일과 30일 방송도 쉬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장면이 담긴 '태종 이방원' 7회는 KBS 홈페이지를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에서 송출 중단됐다.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낙마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말에게 줄을 걸어 강제로 쓰러트렸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연출에 사용된 말은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