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계 호황이 이어지며 업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①“안사고 빌린다”… 렌터카 누적 등록대수 100만대
②내 차 출고지연 이유가 렌터카의 싹쓸이?
③친환경차 의무 구매제는 못 지킨다고?
자동차도 사지 않고 빌려 타는 시대다. 수 천 만원에 이르는 차 값을 지불하며 내 소유의 차를 갖는 대신 필요할 때만 빌려 타는 실용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었다. 최근 이 같은 흐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차 반도체 수급 불안 여파로 완성차업계의 공급이 길게는 1년 넘게 지연되면서 기다림이 지친 소비자들이 렌터카로 눈길을 돌린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렌터카를 찾는 소비자가 늘자 업계는 실적이 뛰었다. 다양한 서비스를 시행하며 한번 잡은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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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누적 112만대… 롯데·SK 양강 구도━
국내 렌터카업계는 사실상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양분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점유율은 ▲롯데렌탈 21.60% ▲SK렌터카 18.50% ▲현대캐피탈 12.70% ▲하나캐피탈 3.40% 순이다.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지난해 기준 각각 24만3010대, 20만8811대의 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이 보유한 차량 대수는 각각 14만3434대, 3만8392대다.
전국 곳곳에 흩어진 중소 렌터카사업자 등을 모두 합친 기타 수치는 43.70%로 총 49만2544대의 차를 보유했다. 이들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점유율을 합친 것 보다 3.0% 많지만 각 개별회사 수 백 곳의 점유율을 합친 수치인만큼 대기업 계열인 롯테렌탈과 SK렌터카의 경쟁상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 그래픽=이강준 기자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부문에 속했던 SK렌터카는 2019년 12월 분리 독립했다. 앞서 SK네트웍스가 같은 해 1월 AJ렌터카 지분 42.24%를 3000억원에 인수한 뒤 그해 12월 SK렌터카가 분할됐다. 분할된 SK렌터카는 AJ렌터카와 합쳐져 업계 1위 롯데렌탈과 맞설 만큼 몸집이 커졌다.2019년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이후 점유율 순위가 뒤바뀌진 않았지만 렌터카 시장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이들의 경쟁과 맞물려 코로나19 여파에 완성차업계의 차 반도체 수급 대란이 일어나자 길게는 1년 넘게 대기해야 했던 소비자들은 렌터카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차를 소유의 개념으로 보지 않고 필요할 때 빌려 타는 재원으로 인식하는 실용적 소비를 추구하는 사회적 시각 변화도 렌터카시장 호황에 한몫했다.
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이 같은 사회적 흐름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렌터카업계 전체가 보유한 차는 ▲2019년 95만9057대 ▲2020년 105만1280대 ▲2021년 112만6191대로 해마다 증가하며 달라진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한 진용을 구축했다.
렌터카 업계 호황으로 업계 실적이 크게 뛰었다. 사진은 롯데렌탈의 제주지점인 제주 오토하우스. /사진=롯데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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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황에 방긋… 고객 유치 경쟁 치열━
렌터카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업계는 영업이익이 폭증하며 실적도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롯데렌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5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53.5%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6% 뛴 2조4227억원이다.
롯데렌탈은 실적 성장의 주요인을 장기렌터카 사업 수익성 확대와 중고차 판매단가 상승을 꼽았다.
김현수 롯데렌탈 사장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타사와 차별화된 모빌리티 전략인 ‘에코(ECO)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기간 SK렌터카의 매출은 20.1% 뛴 1조369억원, 영업이익은 11.7% 오른 791억원을 기록했다. SK렌터카 역시 장기렌터카 사업의 견고한 성장 속에서 단기 및 중고차 시장도 호황을 이룬 것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소유’에서 ‘이용’으로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 가운데 반도체 수급 이슈로 신차 출고가 지연됨에 따라 차 구매 대안으로 장기렌터카 고객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황일문 SK렌터카 대표이사는 “급변하는 모빌리티 산업 속에서 전기차 서비스 사업 성장 기반 구축, 온라인 중심 비즈니스 모델 혁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내재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렌터카 업계 호황으로 업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사진은 SK렌터카 제주지점. /사진=SK렌터카
고객 증가와 함께 실적이 동반 상승한 이들은 다양한 신사업을 구축하고 새 서비스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롯데렌탈은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진출도 선언하면서 실증 사업을 통한 지상과 항공을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중고차 기업-소비자 거래(B2C) 중개 플랫폼 구축을 위한 단계별 작업도 진행하는 등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그룹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쇼핑·관광객 대상 ‘타깃 모빌리티 시장’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SK렌터카는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위치정보사업’을 추가했다.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차 관리 서비스를 확장해 경쟁력을 강화하며 유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고자 ‘통신판매중개업’도 추가했다.
이밖에 SK렌터카는 업계 최초로 고객이 차를 탄 만큼만 이용료를 내는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 전용 렌털 요금제인 ‘타고페이’를 선보이며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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