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등 핀테크사들이 방카슈랑스 25%룰 적용에 대한 부당함을 알릴 예정이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은행에 적용하는 방카슈랑스 25%룰을 핀테크사에 적용하는 게 말이 됩니까?"
핀테크사 한 고위 관계자 말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업계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 굴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핀테크사들이 설립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에 방카슈랑스 25% 적용을 시도하는 것에 따른 후속조치 차원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만간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사들은 금융당국에 핀테크사에 방카슈랑스 25%룰 적용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방카슈랑스 25%룰'은 은행이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금융당국이 특정사 상품의 독점 영업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예를 들어 토스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가 토스가 만든 상품을 25% 이상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보험사만이 만들 수 있고 보험사들이 온라인전용 상품을 만들지 않거나 특정 보험사가 온라인GA와 제휴 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은 방카룰에 의해 특정 상품군을 사용자들에게 선보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핀테크사 관계자는 "새로운 혁신적인 상품이 출시돼도 플랫폼에 상품을 소개하지 않는다면 상품개발에 대한 동력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플랫폼 GA의 업무보고를 기존 GA와 차별해 분기, 반기 보고를 진행하고 25% 초과시 소비자가 보는 화면에 25% 초과 판매상품임을 주의 문구 등으로 인식시키는 방향으로 규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손해보험사들은 빅테크들의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수많은 플랫폼 가입자 등을 바탕으로 보험 산업 진출 후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것으로 우려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우월적 시장 지위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와 함께 기존 산업과의 불공정 경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보험회사·판매채널의 공급 정보와 소비자의 수요 정보를 모두 보유하고 활용하는 만큼 대면 거래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높다.

우월적 지위 남용과 기존 대면채널(전속·GA) 시장 잠식 등 빅테크의 보험 시장 진입에 따른 불공정 경쟁, 소비자 권익을 저해할 요소가 높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핀테크사 관계자는 "특정사 쏠림 현상이 나오면 사후 규제하는 방향으로 규율체계가 진행돼야 한다"며 "방카룰은 은행 대면 영업에 특화된 규율로 동일한 규제를 비대면 영업을 진행하는 GA에 동일한 룰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전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보험사에 경쟁 심화로 인한 고객 이탈 및 판매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 감소 등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빅테크들이 차별화된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새로운 보험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판매해 MZ세대 등 기존 보험회사의 잠재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