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모식이 경북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약 3년 만에 대규모로 열린 이번 추모식은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지지자들로 가득찼다. 행사 시작 한참 전부터 마을 입구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주요 내빈들과 지지자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더위 속에서도 지지자들은 이날 본행사가 시작되기 몇시간 전부터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노란색 옷을 갖춰입은 지지자들은 직접 만든 기념품을 주변인들에게 나눠주거나 만들어온 떡을 나눠먹기도 했다. 너럭바위에 헌화하려는 줄도 길게 늘어섰다.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봉하마을을 찾았다. 오전 10시 봉하마을에 도착한 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오찬장에는 두 사람을 비롯해 이해찬·이낙연·정세균·한명숙·문희상 등 노무현 정부 인사들이 함께했다.
비공개 오찬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차례로 추모식이 열리는 잔디광장에 입장했다. 이 총괄선대위원장이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이 위원장의 이름을 연호하며 반겼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등장할 때도 지지자들은 큰 박수로 맞이했다. 마지막으로 문 전 대통령이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전부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국민의힘 지도부도 참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입장하며 민주당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과 반갑게 인사하기도 했다. 다만 잔디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대부분 이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야유를 보내며 "당장 떠나라"고 외쳤다.
추도사를 맡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대북지원에 대한 노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의식 수준이 높은 분"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만들어낸 10·4 남북 정상선언의 정신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오늘도 유효한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선 패배 후 기운이 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그러나 물길은 평지에서도 곧게만 흐르는 것이 아니지 않냐. 강물은 구불구불 흐르면서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생전의 당신 말씀처럼 우리 정치도 늘 깨어있는 강물처럼 바다로 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꿈은 국가가 국민을 존중하는 사회였다"며 "특권과 반칙을 배격하고 원칙과 상식을 기반으로 정의로운 나라, 시민이 자유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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