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지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리츠(REITs)의 인기가 식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고배당 매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온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연일 신저가를 갈아 치우고 있다. 10월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낙폭을 키웠다. 최근 3개월간 하락률은 22.2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7.0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리츠로 산출된다. 분당 스퀘어·도지물류센터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NH올원리츠는 같은 기간 33.48% 하락했다. 이어 ▲ESR켄달스퀘어리츠(-30.64%) ▲신한서부티엔디리츠(-29.32%) ▲디앤디플랫폼리츠(-24.51%) ▲롯데리츠(-24.45%) ▲코람코에너지리츠(-21.37%) ▲신한알파리츠(-14.23%) ▲이리츠코크렙(-11.65%) ▲제이알글로벌리츠(-9.71%) 등의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리츠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빌딩, 물류센터, 호텔 등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임대수익과 매각 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상장 리츠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며 매년 일정 배당금을 지급한다.

올해 5~6월까지만 해도 증시 하락장에서 리츠는 연 5%에 달하는 고배당 매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하반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치솟자 고금리로 차입 비용이 늘고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리츠의 투자 매력도 감소하고 있다. 이달 초 불거진 강원도 레고랜드 자상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도 리츠주에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ABCP 상환 실패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스(PF) 시장 리스크를 확대하며 채권과 부동산 대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실물 부동산을 담고 있는 상장 리츠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거래에 필요한 대출 시장이 위축되고 차입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상장 리츠는 개발형 자산을 담고 있지 않아 PF와 직접적 연관은 없을지라도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레고랜드 사태의 원만한 해결과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가 하락으로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8~9%대까지 높아졌다. 배당수익률은 주당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높아진다. 현재 주가 대비 지난해 말 배당금 비율로 내가 지금 투자해서 배당금을 받으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리스크 요인이 여전한 가운데 5%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이나 우량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6%에 육박하면서 리츠는 위험 대비 투자 매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리츠의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주가 부진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부담 요소가 있지만 대형 리츠의 글로벌 지수 편입으로 국내 리츠의 문제점이었던 유동성이 개선된 상태"라면서 "리츠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하락하면서 오히려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