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난 29일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제공=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설업계 전문가들이 주택시장 경착륙 위험이 고조됐다고 진단하면서 경기 하락 후 장기간 침체되는 'L자형' 침체를 전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주택가격과 금리가 상승해 수요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난 29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이 전망했다.

권주안 연구위원은 2022년 주택 시장이 침체국면에 진입했고 2023년은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해 경착륙 위험이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은 3~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택수요 감소가 지속돼 신규 공급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분양 위험과 자금 경색으로 주택건설 사업자의 부실화 리스크가 확산되며 글로벌 경제위기의 우려도 커졌다.

권 연구위원은 "향후 2024년을 전후로 주택가격이 저점에 달할 가능성이 크고 가격 변동의 모습이 L자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단기자금 경색 완화를 위해 공공분양과 장기저리 융자를 활성화하고 상환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우철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도 금리 변수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토론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가 건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장 과장은 "주택경기에는 단기적으로 '금리', 중기적으로 '공급', 장기적으로 '인구' 변수가 영향을 끼친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금융과 부동산 연계가 강화돼 부동산의 금융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전반적으로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자금 시장이 건설업계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