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케이카 직영점 /사진=김창성 기자
11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직접 매입해 온 차를 직접 판매하는 직영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게 특징인 케이카는 2021년 10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는데 당시 공모가(2만5000원)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장 당시 국내에 중고차기업이 상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어 그룹(비교를 위한 대상 그룹)에 당시 시가총액 70조원이 넘는 미국 중고차업체 '카바나'를 넣고 공모가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존재한다.
미국의 카바나는 수 년 전 새로운 시도로 업계 관심을 끈 중고차업체인데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사고파는 플랫폼으로 비대면 차 판매 선두 주자로 꼽힌다. 카바나는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집 앞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는 물론 '카바나 밴딩 머신'으로 불리는 자동차 자판기로 유명하다.
카바나는 2017년 4월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초반엔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며 중고차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릴 만큼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30달러 미만이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치솟아 3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케이카도 이 같은 장밋빛 환상에 사로잡혀 상장 당시 카바나를 비교대상으로 넣은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평. 하지만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추락도 닮았다는 분석이다.
카바나는 코로나19 이후 금리인상과 신차출고기간단축, 중고차 수요감소 등으로 실적이 추락했고 직원들을 해고하며 사업은 위축됐다. 지난해 11월18일 회사 전체 8% 수준인 1500개의 일자리를 줄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심지어 파산 위험성마저 제기되면서 2022년 카바나 주가는 90% 넘게 폭락했고 자본잠식 가능성마저 커졌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 신차 구매를 위한 자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10일 기준 주가는 8.44달러에 불과하며 시가총액은 2조10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케이카의 지난 10일 종가는 1만1660원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카의 2022년 매출은 2조1773억원으로 전년대비 14.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62% 감소한 500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35.09%나 준 303억6369만원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카바나는 앞으로 6개월 동안 10억달러 이상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안다"며 "케이카도 온라인을 강조하면서 온라인매출이 늘었지만 덩치만 커진 상황이어서 불안요소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케이카 외에도 대안이 늘어난 상황에 하반기 대기업까지 중고차시장에 진출 시 케이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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