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특히 이들은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대거 돈을 끌어 쓴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영업자 연체율 역시 2금융권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대규모 부실'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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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1034조 '역대 최대'… 연체율 상승 가팔라━
27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에게 제출한'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지난해 3분기(1014조2천억원)와 4분기(1019조9000억원)에 이어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어섰고 3개월 만에 13조9000억원이나 급증했다.
문제는 연체율 상승 속도도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올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0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0.65%)보다 0.3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 상승 폭을 보면 지난해 4분기(0.12%포인트)나 3분기(0.06%포인트)와 비해 대폭 뛰었다.
이같은 연체율(1.00%)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0.76%)를 웃돌 뿐만 아니라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올 1분기 말 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4조1000억원)보다 53.7%나 늘었다. 전기 대비 증가율이 4분기(24.2%)의 두 배 이상이다.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6%로 0.4%포인트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3분기(1.7%)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1.8%)도 3개월 만에 0.5%포인트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1분기(1.9%)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0.9%)도 2019년 3분기(0.9%) 이후 3년 6개월 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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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연체율 급등 "어쩌나"━
특히 비은행인 2금융권 대출 연체율이 심각한 상태다. 1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각 0.37%, 2.52%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은행에서 0.11%포인트 상승하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92%포인트 급등했다.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1분기(0.38%) 이후 4년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2분기(2.59%)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권을 다시 세부업권으로 나눠보면 상호금융(2.22%), 보험(0.69%), 저축은행(5.17%),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1.66%)의 1분기 연체율이 3개월 만에 각각 0.83%포인트, 0.36%포인트, 1.86%포인트, 0.6%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모든 소득 계층에서 자영업자의 대출은 줄지 않고 지속해서 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119조9000억원에서 올 1분기 123조원으로 3조1000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713조9000억원→723조6000억원)와 중소득 자영업자(186조원→187조2000억원) 대출도 각 9조7000억원, 1조2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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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자영업자 1인당 이자 58만원 증가━
자영업자 대출 규모(1033조7000억원)와 변동금리 비중(추정치 66.8%)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금리가 앞으로 0.25%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전체 자영업자 이자는 1조8000억원, 자영업 대출자 1인당 이자는 연평균 58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양 의원은 "올해 9월 말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의 종료로 자영업자들의 원금상환이 시작되면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고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수 있다"며 "정부와 금융권은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늘려 선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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